[더팩트ㅣ송주원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이 12일 진행된다.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 회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윤 의원이 경쟁 캠프의 사례를 들어 돈 봉투 살포를 제안하고 실행했다고 보고있다. 검찰은 국회 압수수색을 통해 금품을 수수한 의원을 검증해 나가고 있다.
◆검찰 "윤관석 금품 살포 제안·이성만 금품 준비"
법무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강 씨 공소장에 보면, 윤관석 의원은 전당대회 6일 전인 2021년 4월 26일 오후 4시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자신이 주재한 기획회의를 열고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돈 봉투 살포를 제안했다. 윤관석 의원이 "경쟁 후보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300만 원씩 뿌리고 있으니 우리도 국회의원들에게 그 정도의 돈을 주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는 경쟁 후보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높으나 당내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전국대의원 및 권리당원 등의 지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였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2021년 4월 26일 기획회의에서 윤관석 의원의 제안을 통해 현역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제공하는 계획이 확정됐고, 강 씨가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 씨에게 이 계획을 전달하면서 박 씨가 자신이 보관 중이던 자금을 합쳐 6000만 원을 300만 원씩 든 돈 봉투 20개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돈 봉투 20개가 박 씨와 이 전 부총장을 거쳐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됐고 그해 4월 28~29일 국회 본관 외통위 소회의실, 의원회관 등에서 현역 의원들에게 모두 뿌렸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다.
이성만 의원은 강 씨 등이 지역본부장과 지역상황실장들에게 돈 봉투를 뿌린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는 과정에서 등장한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3월 30일 이성만 의원에게 1000만 원을 전달받는 등 50만 원씩 든 봉투 28개(총 1400만 원)를 준비했으며, 강 씨와 이 전 부총장 등이 그해 3월 30일과 4월 10일 송영길 캠프 사무실을 방문한 지역본부장들에게 돈 봉투를 뿌렸다. 검찰은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이들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오는 이날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수수자 규명에 박차 가하는 검찰…수사 확대 가능성은?
검찰은 최근 국회 압수수색을 통해 돈 봉투 수수자 군을 특정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5일 국회 사무처를 통해 압수수색한 현직 의원 29명의 본관과 의원회관 출입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본관 출입 기록과 층별 의원 회관실 출입기록을 확보했다"며 "회의실별로 출입 기록이 있진 않지만 의원들의 동선과 행적을 추적하기엔 유용하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일단 수수자로 의심하는 의원 모두의 동선을 검증한 뒤 안 맞는 경우를 소거하는 방식으로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출입기록을 통해 수수자뿐 아니라 살포자, 기타 관계인까지 포함해 당일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며 "금품이 살포된 경위 전반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자료를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공소사실상 윤관석 의원이 경쟁 캠프의 사례를 보고 돈 봉투 살포를 제안했다고 한만큼, 2021년 전당대회를 놓고 수사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검찰은 지금 단계에서는 송 전 대표 캠프 수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항을 바탕으로 기재했다. 범행 경위와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적시된 내용으로 복합적인 인적·물적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송 전 대표 캠프에서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금품을 살포한 사건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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