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앞으로 판매자가 광고할 때 '친환경' 문구를 사용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워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친환경 위장 표시·광고를 방지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공정위는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 지침' 개정안을 28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8일 밝혔다.

최근 환경과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돼 친환경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린슈머가 늘고 친환경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그린워싱 논란도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그린워싱은 녹색(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표시·광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자는 일부 단계에서 환경성이 개선됐더라도 원료의 획득·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상품의 생애주기 전 과정을 고려할 때 그 효과가 상쇄되거나 오히려 감소한 경우 환경성이 개선된 것처럼 표시·광고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동종의 다른 제품에 비해 유통·폐기 단계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함에도 제품 생산 단계에서 탄소배출이 감소된 사실만 광고한 경우, 전과정을 고려할 때 기만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누락·은폐·축소해서는 안 된다. 만약 가구회사가 침대의 매트리스 부분에 대해서만 친환경 인증을 받았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제품 전체(헤드레스트, 프레임, 매트리스)에 대해 인증받은 것처럼 '친환경 침대'라고 광고한 경우, 기만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세부 유형별(거짓·과장, 기만, 부당 비교, 비방)로 대표적으로 금지되는 표시·광고 행위에 대한 예시도 신설했다.

사업자가 환경과 관련해 자신이 향후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계획이나 브랜드를 표시·광고할 때 기준을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일부 돈육만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브랜드 전체 돈육에 '무항생제로 키운 돼지' 등으로 광고할 경우,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사업자가 스스로 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간소화된 '체크리스트'도 만들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후 전원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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