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문화영 기자] "주말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일부러 평일에 왔어요."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책읽는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 선모 씨의 말이다.
선선한 초여름 바람이 부는 2일 오후 1시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은 바쁜 일상 속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광장 곳곳에 설치된 알록달록한 빈백에 앉거나 누워 책을 읽거나 편안히 쉬는 모습이었다.
아이와 함께 광장에서 책을 읽던 선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의정부에서 남편·아이와 함께 찾아왔다"며 "금요일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책들이 보기 좋게 진열돼있어 좋다. 잔디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기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읽을 만한 책이 있긴 한데 종류가 많지는 않다"며 "서울도서관 안에 들어가서 빌릴까 했는데 귀찮아서 그냥 있다. 책 종류를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근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20대 직장인 김민지, 김서영, 이지안 씨는 샐러드를 포장해왔다.
이들은 "길 건너에서 일하는데 왔다갔다 하다가 어제 (책읽는 서울광장을) 알게됐다"며 "다음에 날씨 좋을 때 또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 워싱턴에서 온 에이미, 신디아, 제프, 오스틴은 "지나가다가 이곳을 발견해 들렀다"며 "장소가 귀엽고 멋지다"며 웃음 지었다.
이어 "들려오는 음악도 좋고 편안하다"며 "소풍하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밴드가수의 공연을 보던 시민들은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고 그 소리가 서울광장에 울려 퍼져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비치자 하나둘씩 양산과 개구리 모자를 가져왔다. 광장 한쪽에 마련된 체험부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화문광장의 실내공간 광화문 라운지와 세종 라운지에서도 시민들은 독서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용객들은 "쾌적하고 조용하다"고 입을 모았다.
50대 최금애 씨는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감성을 느낄 수 있다"며 "사람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니 보기 좋고 힐링된다"고 말했다.
"원래는 서점을 가려다가 서점은 시끄럽고 번잡해서 이곳에 책을 갖고 왔다"는 40대 정선화 씨는 "조용하고 쾌적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는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서울의 대표 광장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 각각 열린 도서관인 '광화문 책마당'과 '책읽는 서울광장'을 조성했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지난해 금~일요일 주 3일 운영에서 올해는 목요일을 추가해 주 4일로 확대했다.
서울도서관에 따르면 4월 23일부터 6월 1일까지 총 12만 4180명이 방문했다. 이 중 평일 이용객은 4만 3687명으로 약 35%를 차지했다. 평일에는 하루 중 절반만 문을 여는 날이 있는데도 많은 시민들이 열린 야외도서관을 찾는 셈이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현재 서울광장 야외도서관에는 파라솔, 모자, 양산이 준비돼있다"며 "더워지는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원터치 텐트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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