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男' 신상 공개...사적 제재 논란


카라큘라, 4일 유튜브로부터 '개인 정보' 이유로 수익 창출 제한 통보받아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이 모 씨(30)의 신상이 2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피해자는 영상에서 가해자 민망하라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갈무리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가해자 이 모(30) 씨의 신상정보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며 '사적 제재' 논란이 예상된다. 4일 해당 영상은 '수익 창출 제한' 통보받았다.

사건·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2일 "국민의 알 권리와 범죄 예방 효과를 위한 것"이라며 '돌려차기남 ○○○'이라는 제목의 9분 6초 분량의 영상을 올려 이 씨의 사진과 실명, 생년월일, 출생지, 키, 혈액형, 신체 특징 등을 공개했다. 이 씨의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의 전과 기록도 상세하게 공개했다.

카라큘라 측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할 경우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저 역시 극악무도한 범행을 저지른 가해자에게 평생 보복 범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고심 끝에 이 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튜버로서 도를 넘은 사적제재 행위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적극적으로 원하는 데다 보복 범죄 두려움에 떨고 있다. 피해자가 평생 느낄 고통과 두려움을 분담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카라큘라는 "전과 18범의 가해자는 사회에 나오면 안 된다"며 "왜 두려움과 불안과 걱정은 피해자의 몫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번 일로 수많은 대중에게 비판의 대상이 될지언정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이 사건 피해자도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가해자 신상 공개를 위한) 합법적인 절차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고 제가 복수를 하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다른 사람들이 안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 범죄자의 신상 공개 여부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각 지방경찰청에 설치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가 결정한다. 요건으로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일 것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을 것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것 등을 요건으로 한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DNA 재감정 결과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바지 안쪽 허리와 허벅지 부위 등에서 이 씨 유전자가 검출됐다"며 기존 살인미수 외에 성폭행 혐의를 추가 적용해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는 지난해 5월 22일 새벽 20대 여성을 뒤쫓아가다 부산진구 서면에 있는 한 오피스텔 1층에서 돌려차기로 여러 차례 머리를 때려 쓰러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살인미수죄만 인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성범죄 정황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가해자는 16살이던 2007년부터 상습 폭행, 강간 등을 저지른 전과 18범으로 알려졌다. 2020년 폭력 상해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뒤 3개월 만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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