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음주운전 적발 당시 동승자가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말을 맞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수 겸 배우 이루(39·본명 조성현)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정인재 부장판사는 1일 오후 범인도피방조와 음주운전방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과속 등 4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루의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이루가 초범이기는 하지만 범행 경위와 행태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벌금 1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루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반성하고 있다. 범인도피방조 혐의는 객관적 증거인 음주 측정 수치도 0.000%로 전혀 음주운전 하지 않았다는 점, 결과적으로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 성실하고 적극 임하며 모든 범행을 자백한 점을 참작해달라.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한류 주역으로 공로가 있는 점과 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어 보살핌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달라. 이번 한해 법이 한하는 범위 안에서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루는 발언 기회를 얻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반성하며 열심히 살겠다"라고 말했다.
이루는 지난해 9월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가 경찰에 적발될 때 동승자인 프로골퍼 A씨에게 본인이 운전한 것으로 하자는 제안을 받고, 이에 따라 A씨가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벤츠 차량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서울 강변북로 구리 방향 동호대교 인근에서 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교통사고를 낸 혐의가 있다. 당시 차량이 전도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인이 본인 차량을 이동 주차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당초 지난해 9월 사건을 수사한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루를 상대로 음주 측정했으나 처벌 정도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이루의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교사 혐의 등을 놓고 불송치 결정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보강수사를 벌여 '내가 운전한 것으로 진술하겠다'는 A씨에게 이루가 동조하며 말을 맞춘 정황을 파악하고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A씨는 벌금형에 약식 기소됐다.
이루의 선고 공판은 오는 15일 오후 1시40분에 열린다.
트로트 가수 태진아 아들인 이루는 지난 2005년 가수로 데뷔해 '까만안경'과 '흰눈' 등 대표곡을 냈다.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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