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내년부터 서울 거주 65세 이상 어르신은 금융사기 단체보험에 가입해 최대 500만 원을 보장받는다.
서울시는 29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12건의 우수 창의제안을 공개하고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올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창의행정을 강조한 이후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관련 우수 아이디어를 발굴해 시정에 반영하고 있다. 내 일을 적극적으로 고민·실행하는 민선8기 창의행정 내재화를 위해 과장급 간부부터 신규 직원까지 창의교육도 병행한다.
그 결과 3~4월 두 달간 직원 제안시스템인 창의발전소 등에 509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2월 시민불편 해소 제안으로 접수된 113건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난 숫자다.
접수된 제안의 창의성, 효과성, 실현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수제안으로 12건을 최종 선정했다.
고령자 금융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현실에 착안한 제안이 눈에 띈다. 시가 서울 거주 65세 이상 어르신이 1000원 미만 금액으로 단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민간 금융사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은 대부분 일반보험의 특약 형태로만 운영돼 보험 미가입 고령층이 별도로 가입하기 어려웠다.
단체보험에 가입하면 최대 100만 원을 보장하고 예방교육 이수 시 최대 500만 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조례 개정으로 지원 근거를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시민 스스로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돕는 제안은 최우수 제안으로 선정됐다. 서울둘레길 이용자의 걷기 코스 길이에 따라 손목닥터 9988 앱에서 포인트를 200~500포인트를 차등 지급한다. 이 포인트는 시와 제휴된 가맹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GPS 기반 걷기 시스템 기반 자체 앱이 구축되는 11월부터 실행 가능하다. 향후 한양도성길, 청계천길, 한강노을길 등 시의 다양한 걷기 코스와 연계한 확대 운영도 검토 중이다.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재검토해 50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한 사례도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시는 당초 낡은 정수시설 개선에 1조2000억 원 가량의 재정을 투입해 3개 정수장을 증설 및 신설하고 4개 노후시설 현대화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제안자는 인구 변화에 따른 장래 상수도 수요 감소를 고려해 1곳 신설은 보류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낡은 시설 안전성을 재평가해 기존 4곳 정수장은 최대 10년 연장 운영하거나 순차적인 현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약 50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서울광장 야외 운영 확대도 눈길을 끈다. 기존에는 7~8월은 무더위로 운영을 중단했으나 올해는 기온이 낮아지는 야간 시간을 활용해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서울광장에서 '누워서 세계속으로: 밤의 여행도서관'을 운영한다. 여행이라는 특별주제로 시민과 해외관광객에게 이색적인 한여름밤 야외 도서관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밤독서 문화를 선도한다는 취지다.
100평 이상 유휴공간을 보유한 전통시장 내 빈 공간을 활용해 민간기업 브랜드를 유치해 시장과 기업의 상생발전을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광장시장은 2층 포목·한복점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이 식도락·전통·문화·쇼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융합 공간으로 조성한다. 수유시장은 1층에 장기 방치된 유휴공간을 활용해 미래형 푸드코트를 조성한다.
우수제안자에게는 평가순위에 따라 최대 500만 원의 포상금을 즉시 지급한다. 아이디어 발굴과 개선에 적극 노력한 우수기관에는 특별휴가 등 추가적 보상으로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낼 예정이다. 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음에도 실행해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는 승진 가점 등 확실한 인사상의 보상도 제공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에 선정된 서울둘레길 제안은 서울의 자연환경을 즐기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기술 분야인 푸른도시여가국의 제안을 행정 분야인 시민건강국이 부서 칸막이를 넘어 이끌어 낸 창의행정의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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