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울 지하철 내 CCTV 10대 중 4대는 사람 얼굴도 식별하기 힘든 수준의 저화질 CCTV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서울교통공사가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8호선 객차 내 설치된 CCTV는 총 4552대고, 이 중 41만 화소가 1716대, 200만 화소는 2836대다.
CCTV는 200만 화소 이상이면 HD, 800만 화소 이상일 경우 4K로 분류된다. 41만 화소 CCTV는 HD와 4K에 비해 화질이 좋지 않아 화면 속 인물이 누군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약 40%가 이런 기기인 셈이다.
시는 2011년 10월부터 전동차 내 CCTV 설치를 시작했다. 2호선 신형 전동차와 7호선 모든 전동차를 시작으로 2012년 하반기에는 나머지 호선으로 확대 설치했다.
문제는 당시 설치된 41만 화소 CCTV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되고 고장난 CCTV가 많아 범죄가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되지 않는 이른바 깡통 CCTV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현행 국토교통부 행정규칙 철도시설 기술 기준은 '역사 및 역 시설 등에 설치하는 영상감시설비의 카메라는 130만 화소 이상'으로 규정한다. 다만 이 기준은 역사 및 역 시설에만 해당된다. 전동차 내부는 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에 따르는데 여기에는 화소 기준이 없다.
이에 공사는 2026년까지 모든 전동차 내 CCTV를 고화질로 교체할 계획이다. 올 7월까지 1, 2, 3, 6, 7호선을 교체하고, 4, 5, 8호선은 신규 전동차 교체와 함께 2026년까지 마무리한다.
공사는 CCTV 추가 설치 외에도 직원과 곧바로 통화할 수 있는 SOS 비상 호출장치 추가 설치, 여자 화장실과 수유실·고객안전실에 경찰 직통전화 핫라인 배치 등 범죄 없는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예방책을 시행 중이다.
특히 1~4호선 및 8호선은 역사 CCTV 개량과 함께 지능형 모니터링 시스템을 2025년까지 도입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1년 당시 2호선과 7호선이 다른 호선에 비해 범죄율이 높아 유독 이 호선에 설치했다"며 "올 7월까지 집중적으로 CCTV를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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