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대마 등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유아인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코카인 투약 혐의와 공범의 도피를 도운 혐의가 영장 발부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유아인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유아인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거나 투약을 도운 혐의를 받는 미대 출신 작가 A씨도 함께 심사받는다.

애초 경찰은 유아인 구속영장 신청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지난 19일 입장을 바꿨다. 경찰은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유아인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려다가 실패한 정황을 포착해 영장 신청 근거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관련 혐의 중에서도 단순 마약 투약 혐의는 대체로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마약류를 공급한 혐의가 있다면 구속 수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앞서 18일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남태현과 방송인 서민재에 대해서도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대로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주도하고 마약 음료를 제조·공급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마약 범죄 전문 박진실 변호사는 "단순 투약자들은 사회에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어떤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며 "공급 사범과 달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아인의 경우 여러 종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게 일반적인 마약 투약범과 다른 점이만, 투약한 마약의 종류는 구속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로포폴, 케타민, 졸피뎀은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사용 목적을 소명하면 된다. 다만 코카인 투약 혐의와 공범의 도주를 조력했는지 등은 소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단순히 많은 종류의 마약을 투약했다는 이유로 구속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다른 혐의와 마찬가지로 도망 우려와 증거 인멸 염려"라고 말했다. 어떤 혐의로 구속 심사를 받든 도망 우려 증거 인멸 염려가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코카인 투약 혐의는 부인하고 있어 이 부분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공범의 도피를 도왔다는 부분도 소명해야 한다. 재범의 우려가 있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프로포폴과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등 마약류를 투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의뢰를 받아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당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코카인과 케타민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지난 3월27일과 이달 16일 각각 12시간과 21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유아인은 경찰 조사에서 일부 대마 흡연 혐의만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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