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야 빨리 안 내려오냐? 야 XX 빨리 내려오라는데 왜 안 내려와?"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4년이 지났지만 직장에서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며 14일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직장갑질119는 충북 한 반도체산업 패키지 기판 전기검사 회사에서 모 과장이 직원들에 폭언과 욕설, 인신공격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해당 회사에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20대 초반 노동자가 많았다고 한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해당 과장은 평소 폭언은 일삼으며 검사 도중 고함을 지르고, 현장 근로자들을 모아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과 인신공격을 일삼았다.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창에는 "욕 X 먹고 싶으면 저한테 오세요"라고 적혀있다.
공개된 다른 회사 제보자는 계속되는 폭언과 인수인계되지 않은 업무 등으로 힘들다고 호소했다. 제보자는 "계속되는 폭언으로 신고 준비 중이다. 불면증이 심해져 정신과도 다녀오려고 한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재택근무가 줄어들면서 직장 내 괴롭힘도 늘어났다고 본다.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3월 3~10일 진행된 직장인 1000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경험한 폭언·폭행은 14.4%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14.2%, 지난해 3월에는 7.3%까지 줄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14.4%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직장 내 괴롭힘 중 모욕·명예훼손이 18.9%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부당 지시 16.9%, 폭행·폭언, 업무 외 강요 11.9%, 따돌림·차별 11.1% 순으로 확인됐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제보된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는 622건이라고 설명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절반 이상인 372건으로, 폭언·폭행은 159건이었다. 직장갑질119는 "법 시행 4년이 돼가는데, 여전히 욕설이 판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장갑질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20·30대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으나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 제도를 악용해 가입자 가입 복수노조가 만들어졌고 이들이 다수노조가 돼 단체교섭권을 가져갔다. 노동부는 즉시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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