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주가폭락' 라덕연 일당 구속…수사 탄력


투자모집책 2명도 구속…"도주·증거인멸 우려"
검찰, 라덕연 주변인·투자자들로 수사 확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관련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에 이어 측근들까지 구속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유력 인사들의 이름도 거론되면서 향후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망을 넓힐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 금융위·금감원 합동수사팀은 SG 주가폭락 사태로 라 대표와 측근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이다.

유환우 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라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12일에는 라 대표의 측근인 변모 씨와 안모 씨에 대해서도 같은 사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라 대표와 일당들은 투자자들에게서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매수·매도가를 정해놓고 주식을 거래하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변씨는 H사를 총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프로골퍼 안씨는 실내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면서 연예인과 자산가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등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이 라 대표 일당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수사는 속도가 붙게됐다. 향후 수사 쟁점은 시세조종 혐의 입증이다. 문제가 된 주식 종목들은 완만히 우상향하며 정상거래 흐름을 보이다가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연이은 영장 발부로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법원이 구속 사유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꼽은 것도 무게를 더한다.

합동수사팀은 거래에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200여 대를 경찰에서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라 대표 일당의 통신 내역과 금융거래 내역도 추적하는 등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투자자가 1000여 명이 넘고, 오랜 기간 투자가 이뤄져 혐의를 입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구속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의 측근 변모씨(왼쪽)와 안모씨가 1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황지향 인턴기자

사건과 관련해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수사가 정재계까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주가 폭락 직전 주식을 처분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과 김 회장이) 조사 대상이냐 아니냐를 말하기 그렇다. 자연스럽게 조사가 필요한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 특정인의 책임에 포커스를 맞춰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조사해야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수익 환수도 관건이다. 검찰은 라 대표 등 일당이 시세조종으로 2640억원 가량의 부당 이득을 챙기고 절반인 1320억원을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의심 중이다. 라 대표 등은 범죄수익을 빼돌리기 위해 골프장과 승마장 등을 수수료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담 인력을 투입해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의 주변 인물들과 투자자들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라 대표의 운전기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12일에는 고액 투자자들을 유치한 의혹을 받는 병원장 주모 씨의 서울 노원구 병원과 성동구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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