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조소현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핵심인물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에 이어 최측근 2명도 체포돼 향후 검찰 수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 합동수사팀은 9일 라 대표를 비롯해 'SG증권 사태' 핵심 인물들을 연달아 체포했다. 검찰이 금융당국과 함동수사팀을 꾸린 지 11일 만이다.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사기)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라 대표를 이날 오전 10시25분께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어 오후 3시50분께 측근 변모 씨가 체포됐다. 변 씨는 호안에프지 대표로 투자자문업체를 총괄하고 고액 VIP 투자자나 의사 투자자들을 전담 관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전직 프로골퍼 안모 씨도 체포됐다. 안 씨도 투자자를 모집한 인물로 알려졌다. 검찰은 8일 법원에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지난달 24일부터 프랑스계 증권사인 SG증권을 통해 8개 종목 대량 매도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건이다.
검찰은 라 대표 등이 투자자들을 모아 매수·매도가를 정해놓고 주식을 거래해 주가를 띄운 것 아닌지 의심 중이다.
수사의 관건은 라 대표 일당이 통정거래 등 시세조종 행위를 했는지 여부다. 검찰 관계자는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올라가고 폭락한 게 자연스러운 시장 원리에 따라 된 건지, 인위적 개입이나 의도를 가지고 던져 (범죄가 된 건지) 확인해야 한다"며 "잘못된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개입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보는 게 가장 핵심"이라고 밝혔다. 반면 라 대표는 주식 거래를 한 것은 맞으나 통정거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라 대표의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계좌 등을 추적해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중이다. 라 대표와 측근들이 주식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도 경찰에서 넘겨받아 검토 중이다.
라 대표의 조세포탈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라 대표가 투자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대신 골프장 회원권 등을 구매하도록 한 것을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의심한다. 조세포탈 혐의는 체포영장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투자자가 1000명이 넘는 등 조사 범위가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투자자들도 통정거래 사실을 인지하고 돈을 맡겼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수사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공범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상승 배경과 폭락 과정 등을 보면 자연스럽게 판가름 날 것 같다"며 "핵심은 (위법 행위인지) 알았다면 공범이고 모르고 정상적인 것인 줄 알았다면 피해자가 된다"고 말했다.
폭락 사태로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 66명은 이날 라 대표 등 6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이 라 대표와 측근을 체포하고, 투자자들까지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수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ejungkim@tf.co.kr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