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FACT] '술 마시러 왔나'…쉼터 장악한 음주 등산객들 (영상)


수리산도립공원 곳곳에 술판 '가득'
봄꽃 향기 덮어버린 음식물 냄새
'숲길'이 '술길'로 변해…대책 시급

[더팩트|수리산도립공원=이덕인 기자]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며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중 눈살 찌푸리게 행동하는 등산객이 종종 보이는데요. 음주, 고성방가가 그 이유죠. <더팩트>는 지난달 30일 경기 군포와 안양 등을 잇는 수리산도립공원을 찾아 음주 산행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오후 1시. 수리산도립공원은 주말을 맞아 상춘객과 등산객, 자전거 라이더들로 붐빕니다. 탐방안내소를 지나 산을 탄 지 채 5분도 안 돼 테이블과 벤치가 있는 쉼터에서 등산객 3명이 음주를 시작합니다. 테이블 위에는 빈 막걸리 3병이 눈에 들어옵니다. 등산로 곳곳 설치된 휴식공간 대부분은 삼삼오오 모인 등산객들의 술판으로 가득합니다.

한 시간가량 도립공원을 둘러본 결과 15팀 정도의 음주 무리가 보였습니다. 테이블에 막걸리는 물론 소주와 맥주, 와인까지 있습니다. 코를 찌르는 김치 냄새에 봄꽃 향기를 맡을 수가 없습니다. 산길에 설치된 음주, 흡연, 고성방가 금지 안내판이 무색해집니다. 쉼터를 차지한 술판 때문에 등산 중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은 마땅히 앉을 곳조차 없습니다.

[등산객/30대: "술을 마시러 왔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조용한 자연 속에 있고 싶어서 산을 찾았는데 (술 마신 분들) 떠들고, 목소리도 크다 보니 (불쾌해요.)]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수리산도립공원을 찾은 등산객들이 음주를 하고 있다. /수리산도립공원=이덕인 기자

수리산은 200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도립공원은 국립공원과 마찬가지로 자연을 보호하고 이용할 목적으로 자연공원법에 따라 지정한 자연공원입니다. 일부 비매너의 등산객들로 인해 쾌적한 산림휴양공간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도립공원 관계자는 음주 인원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도립공원 관계자: 도립공원 전체가 음주 금지 장소는 아닙니다. 중간에 있는 쉼터 등은 음주행위 금지 장소로 지정이 안 돼 있는 상태거든요. 추가로 (음주 금지구역) 지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내부 검토를 통해서 공고할 수는 있어요.]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25일 국립공원 등 자연공원 내 음주행위에 대한 과태료를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긴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 11월 공포 후 시행 중입니다.

문제는 공원 내 대피소나 폭포, 바위 등 길이 험한 장소만 음주 금지구역으로 지정될 뿐 공원 전 지역이 음주 금지구역은 아닙니다. 또 국립공원과 도립공원 등 자연공원들은 단속이 적용되지만 그 외 산들은 단속이 없어 음주와 흡연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현실이죠. '숲길'이 '술길'이 되게 해선 안 됩니다.

thelong05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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