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 납치·살해' 일당 재판행…"반년 전부터 계획"


피해자 가상화폐 빼앗아 사업 목적
투자 갈등·법적 분쟁도 범행 배경
착수금 7000만원 추징보전 청구

남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인·사체유기한 혐의를 받는 일당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주범인 이경우.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강남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인·사체유기한 혐의를 받는 일당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반 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28일 강도살인·강도예비 등 혐의로 유상원, 황은희,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A씨를 구속기소, 이경우의 배우자 B씨를 불구소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상원, 황은희,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는 반 년 전인 지난해 9월부터 범행을 계획적으로 모의했다. 사실혼 부부인 유상원, 황은희는 이경우에게 착수금 7000만 원을 지급하고, 이경우는 범행도구 준비, 황대한, 연지호는 피해자들을 감시·미행했다. 이어 지난 3월29일 오후 11시45분쯤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마취제를 주사해 살해 한 뒤 다음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암매장했다. 간호조무사인 B씨는 병원에서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쓰인 마취제를 빼내 이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경우, 황대한은 피해자의 권유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유상원, 황은희에게 지난해 7~8월쯤 범행을 제안해 착수금을 받은 다음 연지호와 B씨를 끌어들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경우는 유상원 부부에게 피해자가 많은 가상화폐 자산을 갖고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를 빼앗고 피해자를 살해해 유씨 부부의 환심을 사 함께 가상화폐 사업을 하는 등 이익을 취하려는 동기로 범행에 이르게 됐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태였던 황대한, 연지호, B씨도 끌어들였다.

헬스장 사업 및 가상화폐 투자에 계속해 실패하던 이경우는 피해자에게 먼저 접근해 가상화폐 사업으로 돈을 벌 생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피해자와 갈등이 있는 유상원, 황은희가 가상화폐 투자로 더 큰 수익을 얻는 것을 보고 피해자 측 정보를 빼내 부부에게 제공하면서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51)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남윤호 기자

유씨 부부의 범행동기도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두사람은 2020년 10월쯤 피해자를 통해 '퓨리에버코인'에 1억원을 직접 투자, 30억원을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했다. 피해자가 코인대금을 받고도 주지 않고 황은희가 투자 유치한 30억원을 코인 발행업체 대표에게 직접 돌려받기로 이면계약을 체결하자 감정이 극도로 악화됐다. 2021년 3월2일쯤 피해자와 투자자들이 유씨 부부가 시세조종을 해 코인 가격이 폭락했다며 집에 난입해 4억원을 갈취하고 형사고소 하려하자 이경우의 범행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경우가 유상원 부부에게 받은 7000만 원을 중대범죄의 보수로 얻은 재산으로 보고 이경우의 계좌, 가상화폐거래소 계정 등에 추징보전 명령도 청구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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