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김시형 인턴기자] 역술인 천공의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제기해 대통령실에게 고발당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7일 경찰에 출석하며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이 당시 행적을 밝혀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부 전 대변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4시간가량 1차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오전 10시6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자하문로별관에 출석한 부 전 대변인은 "지난해 4월1일자로 일기에 기록된 내용으로 왜곡·조작한 것이 없다. 그 내용을 이름만 빼고 전부 책에 담았기에 기록이 맞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출석해 새롭게 안 사실로 피해자가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이다. 개인이 명예훼손을 당했으면 고소하면 될 것이지 국가 기관이 나서서 고발한다는 것을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건가. 제2의 차지철이 아니면 불가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본인이 당당하게 행적을 밝히고 제가 피의자 입장이나 피해를 당한 분이 (지난해 3월) 서울사무소와 육군공관에 갔던 행적을 밝혀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관련 CCTV를 분석한 결과 천공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은 "차량 등을 확인해 행적이 보이지 않는다면 납득이 좀 되지 않겠나. 군사기밀 누설 관련 (국군방첩사에서) 참고인 압수수색했는데, 천공뿐만 아니라 수행원 등도 이뤄졌다면 조기 해결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른바 천공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과 김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1월4일 김 전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본인 저서 '권력과 안보'를 통해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4월1일 당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과 만나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이 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부 전 대변인과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2곳 기자도 경찰에 고발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15일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차량 출입 기록 등을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천공에 출석을 요구하고 있으나, 참고인 신분으로 의무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천공은 변호인을 통해 관저 이전과 관련이 없다는 의견서를 보낸 상태다. 경찰은 지난 19일 부 전 대변인 조사에서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등과 관계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