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황지향 인턴기자] "'장애인의 날'이 아닙니다.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입니다. 시혜와 동정을 거부하고 권리를 요구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20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 앞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투쟁' 집회를 열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이날 전장연 활동가들은 지하철 곳곳에서 '열차에 태워달라'고 외쳤다. '기획재정부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 부채를 든 활동가들은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늘은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며 "정부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시혜와 동정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지난 1981년 정부가 제정한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 구조에 맞서겠다는 의미로 2002년부터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부르고 있다.
이날 꽃을 들고 등장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생일이라는 의미로 꽃을 들고 왔다"며 "투쟁의 날은 모두의 생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무총리 면담을 기다리며 장애인의 이동권 예산만이라도 답변해달라고 했다"며 "국무총리와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에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 예산만이라도 책임 있게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별교통수단과 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평생교육시설 예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전장연 측과 경찰·서울교통공사 측의 대치가 발생했다. 박 대표는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지만 지하철 스크린도어 앞을 막아선 서울교통공사, 경찰에 막혔다.
전장연은 오는 21일에도 지하철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오전 10시 30분에는 63빌딩 컨벤션센터 앞에서 '장애인의 날 거부하는 자들의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기념식' 행사가 예정돼 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중구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탑승 시도 과정에서 오전 8시 16분부터 8시 30분까지 약 14분간 4호선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전장연은 21일까지 이틀 동안 탑승 시위를 벌인 뒤 다시 잠정 중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