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뉴스] 대치동 학원가 덮친 ‘퐁당마약’ 처벌규정도 통계도 없다 (영상)


‘퐁당마약’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
마약관리법 처벌 규정도 공식 통계도 없어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지난 3일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남녀 4명이 2인 1조로 다니며 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를 ‘기억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마시게 했다. 전형적인 이른바 ‘퐁당마약’ 수법이다.

‘퐁당마약’은 술이나 음료에 마시는 사람 몰래 마약과 같은 약물을 넣어 마시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퐁당마약은 성범죄 등 2차, 3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범죄다. 이번 대치동 학원가 ‘퐁당마약’ 사건 또한 학생들에게 마약을 속여 먹인 일당이 학부모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거나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2차 범죄로 이어졌다.

‘퐁당마약’ 범죄가 미성년자들이 오가는 학원가까지 침투했지만 해당 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 관리법)에 관련 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퐁당마약’ 범죄는 형법에 따라 상해죄나 중상해죄로 처벌한다.

다만 미성년자에 대한 마약을 수수·조제·투약·제공 하는 행위는 처벌 규정이 존재한다. 마약류 관리법제58조 7항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처벌을 받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뉴시스

최근 국내 마약사범은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마약 사범은 2018년에 8100여명에서 2022년에는 1만 2000명을 넘겨 4년 만에 50% 이상 증가했다.

다만 ‘퐁당마약’ 범죄에 대한 통계는 없다.

‘퐁당마약’은 무고한 사람이 마약중독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19년 발표된 유상희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의 ‘한국 여성의 마약류 경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 검찰의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136명 중 마약을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타의로 시작한 경우가 17명(12.5%)이었다. 술과 커피 등에 들어간 마약을 모르고 복용한 경우 또한 8명(5.8%)이나 됐다.

한편 이번 대치동 학원가에서 벌어진 '퐁당마약' 피해자인 학생 등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약류 관리법에 따라 마약류의 투약·섭취 등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고의성’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음료에 마약이 들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마셨기 때문에 형사상 처벌 대상이 아니다.

ye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