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따라 인천까지…'그레이트 한강' 서해뱃길 가보니


미세진동뿐 편안한 승선감
보기 힘든 '갑문 개폐' 눈길
"선상에서 즐길거리 보완"

서울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한강르네상스호.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어어, 출발했다"

6일 오후 12시 5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위치한 관공선 선착장. 기자들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들을 태운 '한강르네상스호'가 선착장을 벗어나는 순간 탑승자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한강르네상스호 내부에 탑승해보니 사방이 커다란 유리창이었다. 창 너머로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진 여의도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새삼 한강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194톤급 배의 크기는 확실히 일반 여객선과 비교하면 작게 느껴졌다. 이호진 한강사업본부 수상사업부장은 "(한강르네상스호는) 여객선이 아닌 관용선이라 좁다"면서도 "향후 운행할 여객선은 1000톤급 여객선으로,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지만 최소 승선 인원은 식음료 테이블을 깔면 600명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는 미세한 떨림을 제외하면 배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했다. 이날 한강르네상스호는 시속 10노트(18㎞)로 운행했는데 여객선은 이보다 빠른 속도로 운행하게 된다.

서로 다른 한강과 아라뱃길의 수위를 맞추는 아라한강갑문이 문이 닫힌 채로 있다. /장혜승 기자

운행을 시작한 지 1시간 20분이 흐른 오후 2시 10분쯤, 서해뱃길 사업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인 아라한강갑문에 도착했다. 아라한강갑문은 서로 다른 한강과 아라뱃길의 수위를 맞추는 관문이다. 배가 갑문에 도착하면 문을 닫고 수위를 맞춘 뒤 다시 문을 열고 서해로 나간다.

갑문이 문을 여닫는 과정은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10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와 날카로운 바람에 옷깃을 최대한 여미면서도 문을 여닫는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수위가 맞춰지고 갑문이 열리자 다시 배가 서해를 향해 움직였다. 이 곳부터 서울이 아닌 인천 경인아라뱃길이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의 생소함도 잠시, 그새 익숙해진 물결의 흐름을 눈으로 좇다 보니 어느새 인천 아라타워에 도착했다. 인천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 서해와 영종대교를 보고 난 뒤 다시 한강르네상스호에 몸을 실었다.

인천 아라타워에서 바라본 경인항 모습. /서울시 제공

왔던 길을 바로 되돌아가다보니 다소 지루한 느낌도 있었다. 탑승자들 사이에 경인아라뱃길 구간이 단조롭지 않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이날 탑승한 선박은 대관 등 업무 용도로 사용하는 관공선으로, 다양한 시설을 갖춘 일반적인 유람선과 달리 내부에 좌석만 덩그러니 배치된 선박이다.

주용태 한강사업본부장은 "콘텐츠를 보완해서 관광객들이 선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한강르네상스2.0)'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여의도에 크루즈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을 만들어 서해를 거쳐 동북아까지 운항하는 항로를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대관람차 '서울링', 한강을 건너는 곤돌라, 수상버스 등 구상 중인 다양한 시설도 한강을 따라 유람하며 즐길 수 있게 된다.

이호진 부장은 유람선 가격을 두고 "민간에서 결정할 영역"이라며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것이고, 매년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 2000여 명에게 무료승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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