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건설 현장에서 채용을 강요하고 금품을 뜯어내도록 산하 조직과 지시·공모한 혐의를 받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관계자가 6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공동강요) 혐의를 받는 건설노조 수도권북부지역본부 김모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문모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사무국장도 동시에 조사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전 9시42분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출석하며 "억울한 마음이 많이 든다. 우리를 매도하고 모욕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떳떳하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0여개 수도권 지역 건설 현장에서 업체 관계자에게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전임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뜯어내도록 산하 조직에 지시하거나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서울 일대 공사장에서 업체 관계자에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1억3000만원 상당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지난달 22일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서남지대 전 지대장 우모 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우 씨 등이 소속됐던 서남지대 등 산하 조직의 불법 행위를 김 본부장 등이 지시·공모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본부장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9년 12월 건설노조가 민중당(현 진보당)에 쪼개기 방식으로 불법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의심한다.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와 의정부지대, 김 본부장과 허모 건설노조 사무처장 자택 등 10곳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날 공동공갈·강요 혐의만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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