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서울 강남구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이 납치·살해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공범 1명을 더 입건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5일 브리핑을 열고 공범 1명을 추가 입건해 피의자는 모두 5명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이모(35) 씨와 황모(36) 씨, 연모(30) 씨를 비롯해 2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 이씨와 황씨, 연씨는 구속됐으며 A씨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4명은 이미 알려드렸고, 1명은 현재 단계에서 확인드리기 어렵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입건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공범에게 도움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출국금지 조치된 이들은 모두 5명이다. 5명 중 2명은 가상화폐 투자자 유모·황모 씨 부부다. 황씨는 구속된 같은 성의 피의자와 다른 인물이다. 이들 부부는 이번 범행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이씨에게 4000만원을 착수금 명목으로 지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간 금품이 오간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계좌거래 내역 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구속된 황씨와 연씨는 이씨의 제안에 따라 범행에 가담했다는 입장이다. 황씨는 지난해 이씨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7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돈을 착수금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이씨의 지시로 피해자의 가상화폐 내역 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경찰은 전날 이씨의 배우자가 근무하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이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주사기 및 마취제 성분 약품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와 연씨는 피해자에게 주사기를 사용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에게 실제 투약했는지 여부는 부검 결과를 종합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구속된 황씨에게 지난 1월 범행 가담 제안을 받고 피해자를 미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후 지난달 중순께 범행에서 빠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범행과 관련해 대가를 받은 것은 없으나 렌트비용 명목으로 196만원 가량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진위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A씨에게는 당초 살인예비 혐의가 적용됐으나 강도예비 혐의로 변경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강도살인을 모의했으나 (A씨의 경우) 실제 살인으로 나아가지 않고 중단한 점 등을 고려해 영장 신청시 혐의를 변경했다. 종합 수사 후 최종 죄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씨와 황씨, 연씨는 지난달 29일 11시46분쯤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40대 여성을 차량으로 납치해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의 가상자산을 노리고 2~3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범행수법 묘사 보도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실제 항의가 있다"며 "언론에서 제기하는 부분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증되지 않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수사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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