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모른다' 이재명 측 "패키지여행 갔다고 친한가"


증인 유동규 "이재명-김문기 통화했다고 들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다녀온 출장을 패키지여행에 비유했다. 이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문기 전 처장과 '패키지여행' 같이 갔다고 친한 사이냐"라고 반박했다. 검찰이 그동안 이 대표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가까운 사이였다는 증거로 출장 사진 여러 장을 제시하자 나온 입장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전화통화를 하던 사이라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31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이 대표 측은 2015년 출장 당시 상황을 패키지여행에 비유했다. 이 대표 측은 "현장에서 찍힌 동영상, 사진 분량이 어마어마하다"며 "그중 피고인과 김문기가 같은 프레임에 있는 사진은 단체 사진을 제외하고 몇 장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패키지여행 다녀와 보신적 있느냐, 참석자들은 그 기간 동안 모든 활동 관광지 방문 함께한다"며 "'패키지여행을 갔으니 엄청 친했겠네'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후 재판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관련 수사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만에 대면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 2015년 1월 호주 출장 당시 상황을 물었다.

검찰이 "호주에서 김문기와 피고인이 대장동 관련 대화를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오랫동안 같이 있었기 때문에 궁금한 사항을 물어서 말씀드린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김문기가 대장동 자료를 준비해갔다고 들었다. 확인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자신이 주최한 분당시 리모델링 설명회가 진행될 당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통화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김문기한테 이재명과 따로 통화한다고 들었다"며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리모델링 이야기했었나보다 이 정도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25분께 법원에 도착한 유 전 본부장은 "특별히 할 말은 없고 이 대표가 거짓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또 '50억 클럽'에 거론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사실들이 다 하나씩 하나씩 밝혀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보다 늦게 법원에 도착한 이 대표는 '오늘 유동규 씨와 법정에서 대면하는데 입장 있느냐', '요트도 같이 탔다던데 사실인가'라고 묻는 취재진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는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백현동 개발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12월 22일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는 고 김 전 처장과 모르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재임 이전부터 김 전 처장과 아는 사이였다고 본다.

이 대표는 같은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가 요구하고 협박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용도 변경이 성남시의 자체 판단이었다고 의심한다.


chaezer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