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전우원 석방...광주로 이동


경찰 체포 이틀 만에…"비자금 실체,가족 협력 가능성 낮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건물을 나서며 5.18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 씨가 이른바 '전두환 비자금' 의혹 실체 규명을 놓고 "가족들이 협력해야 하지만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 씨는 29일 오후 7시54분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석방됐다. 전날 뉴욕 JFK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체포됐던 전 씨는 이날 조사받은 뒤 입감돼있던 서울 마포경찰서로 이동했다가 곧바로 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전 씨는 폭로 이유를 묻는 취재진 말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교회 단체에서 본 좋은 분과 아이들이 가족뿐만 아니라 지인들에 의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폭로했다"라며 "후계자 구도에는 관심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 단체가 마음이 풀릴 만큼 계속 연락드리고 연락받아줄 때 감사히 축복이라 생각하고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전 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 검사를 벌인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는 "당일 나온 결과로는 음성이 나온다. 자세한 검사 기록은 좀 더 기다려야 나올 것"이라며 "방송에서 밝힌 바와 같이 리스트를 말씀드렸다. 대마와 DMT(디메틸트립타민) 등등"이라고 설명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른바 '전두환 비자금' 의혹이 검찰에 고발됐으나 실체 규명을 위해서는 새로운 단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전 씨는 "가족들이 협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생각한다. 죄를 숨기려 할 것이라 저라도 가서 사죄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시지부와 5·18 민주화운동공로자회 서울지부 관계자들은 전 씨를 만나 악수하며 격려했다. 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 씨는 "지나간 잘못을 참회하고 뉘우치며 진심 어린 사과하기를 고대했다"라며 "우리가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씨는 이날 SBS '궁금한 이야기' 제작진의 차량 타고 광주로 이동했다. 앞서 전 씨는 SNS를 통해 제작진들이 광주로 가는 길에 동행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전 씨는 지난 14일부터 이른바 전두환 비자금 의혹 등을 SNS 등을 통해 폭로했다. 지난 17일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마약을 투약이 담긴 영상을 중계했다.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 나섰다.

전 씨는 지난 26일 본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귀국 의사를 밝혔고, 광주로 이동해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에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지난 27일 뉴욕에서 인천공항행 비행기를 타고 28일 귀국했다.

경찰은 전 씨가 귀국하자마자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압송했다. 경찰은 전날과 이날 조사를 벌인 뒤 석방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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