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숨진 이주 노동자 '외국 거주 가족'도 퇴직금 지급대상"


건설근로자고용개선법 위헌 결정

외국인 노동자의 외국 거주 외국인 가족도 건설근로자공제회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이주 노동자의 '외국 거주 외국인 가족'도 건설근로자공제회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건설근로자고용개선법 14조 2항에 청구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조항은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의 범위를 규정한다.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형제자매 외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63조에 따른다. 산재보험법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자로서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던 유족은 제외한다'고 명시됐다.

청구인 A씨는 한국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다 사망한 베트남인 B씨의 배우자다. A씨는 건설근로자공제회에 퇴직공제금을 청구했으나 '외국 거주 유족'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법원에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외국인 유족을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 제도는 사업주가 낸 공제부금을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국가재정과 무관하며 사업주의 추가재정부담이나 공제회의 추가부담도 없다. 외국인 유족은 자신의 국가가 발생하는 공신력있는 문서로 유족 자격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어 지급 업무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의 범위를 산업재해보상보호법에 준용하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봤다. 산재보험은 외국 거주 외국인 유족이 연금 수급자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고 부당지급 우려도 있지만 일시금 지급 형식인 퇴직공제금 지급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일시금 지급이기 때문에 건설노동자 사망 당시 유족인지만 확인하면 되므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유족과 차별받을 이유가 없다고도 판시했다.

헌재 관계자는 "퇴직공제금 지급 유족 범위 규정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됨을 선언한 것"이라며 "더이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규정을 준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규정하면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 제외 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법 개정이 시행되면 '외국거주 외국인 유족'도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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