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승인 '보톡스 의약품' 판매 위법"…6개 제약사 기소


약사법상 '국가출하승인' 대상 판매

검찰이 국내 제약회사가 보툴리눔 독소(보톡스) 의약품을 국내 수출업체에 유상으로 양도한 행위를 놓고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되는 판매라고 판단해, 제약업체와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더팩트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검찰이 국내 제약회사가 보툴리눔 독소(보톡스) 의약품을 국가 승인 없이 국내 수출업체에 유상으로 양도한 제약업체와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박혜영 부장검사)는 14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6개 유명 보톡스 의약품 생산 제약업체(1개 자회사 포함 7개 법인)와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들 제약업체는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보톡스 의약품을 국내 수출업자에 넘겼다. 업체들은 약 47억원에서 약 1333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판매했다고 한다. 쟁점은 약사법상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되는 '판매'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약사법상 보톡스 의약품을 '판매'하려는 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출하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내 유통이 아닌 '수출'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국가출하승인 없이 국내 수출업자에 유상양도한 행위가 위법한지 쟁점이 됐다.

진정·고발을 받은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국내 수출업자에 유상양도한 행위를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되는 판매로 봐야 한다며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 1월까지 각 제약회사를 순차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일정한 대금을 받은 수출업자가 수출 대상, 가격, 국내 재판매 여부 등을 자기 계산에 따라 결정한 구조를 볼 때, 자체로 완결된 '의약품 판매'에 해당한다며 약사법상 국가출하승인 대상이고 승인받지 않은 점은 위법하다고 봤다.

특히 수출업자가 △해외거래처 주문 전 미리 의약품 구매 △의약품 양수 후 수익 모두 귀속 △다른 국내 수출업자에 재판매한 경우 제약회사에 알리지 않은 점 △실제 수출 여부와 관계없이 대금 지급 등을 고려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의약품 품질의 균일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판매 전 국가가 심사하는 국가출하승인 제도를 관행적으로 회피한 채 신속한 자금확보 등 경제적 이유로 의약품을 불법적으로 국내 수출업체에 판매했다"라고 설명했다.

bell@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