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초창기 멤버로 30여 년간 몸담은 김경천 목사 인터뷰
"예쁜 여성 연결해주고 뿌듯해 하는 신도들도 문제"
"예수님 영이 들어와 강신했다는 정명석에 사람들 속아"
"사이비 종교 통제할 수 있는 기구도 고민해 봐야"
[더팩트ㅣ이효균·윤웅 기자] "지금 생각해 보면 완전히 성도착증이죠.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지배를 받는거 같아요. 어린 애들을 좀 좋아해요. (외부에서 보면) 세상에 이런 치한이 없는데, 그 속에 가면 그렇게 느껴지지가 않아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한 김경천 목사가 10일 <더팩트>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1시간 가량 취재진과 만난 김 목사는 JMS 총재 정명석의 실체와 여신도 성폭행 방법, 신도들을 세뇌하는 법, 사람들이 정명석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 JMS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김 목사는 JMS 초창기 멤버로 30여 년간 홍보부장, 교육부장, 부총재 등 간부로 활동했다. 그러나 2009년 탈퇴한 후 한 포털사이트에서 '가나안 카페'를 운영하며 피해자들의 증언과 사실을 전하는 등 내부의 실상을 알리며 JMS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김 목사는 JMS 탈퇴 당시 "30년 동안 믿었고 막상 나왔는데도 혹시 (정명석이) 메시아가 맞으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공격을 했다"고 말했다.
또 "이제 내 인생은 어떻게 되나 막막했다"며 "탈북하다 걸리면 총맞아 죽는데 그것보다 더 무서웠다. 지옥에 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인의 이야기를 믿게 되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취재진에 질문에 김 목사는 "JMS 사람들은 정명석을 보면 한번 잡아보려고 몰려든다. 그리고 정명석이 나타나면 그냥 울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정명석에게 연결(여자 신도를 데려다 주는 것) 해주는 것을 큰 공이라고 생각하는 신도들도 이같은 피해를 만드는데 한 몫 했다고 지적했다.
<김경천 목사: 내가 이만큼 했다, 보험사원이 보험 따오면 소장한테 할 말이 있잖아요. 그것과 같이 내가 이렇게 예쁜 아가씨를 연결했다, 여기에 대해서 뿌듯하게 생각해요.>
<취재진 : 당시에 성폭행을 하면 옆에 남자 신도들도 있고 남성 직원들이 다 있었을텐데요?>
<김경천 목사: 남자들은 (그 현장에서) 배제되죠.>
<취재진 : 아예 없나요?>
<김경천 목사: 그렇죠 모르게 하죠. 남자들이 낮에는 있죠. 밤에 할 때는 여자들만 주로 있죠.>
<취재진 : 정명석 씨가 거주하는 그 집 이름이 무엇이죠?>
<김경천 목사: 월명동에 푸른집 있죠. 청기와집. 청와대가 있으니까 그런 것도 있겠죠? 아무래도 권력의 상징이고 그러니까 또 한옥을 좋아하고.>
<김경천 목사: 정명석 씨가 천국 갔다 온 이야기 지옥 갔다 온 이야기. 예수님 만난 이야기 꿈... 환상이라는 게 있어요. 눈 감고 보고아픈 데를 본다던지 기적을 행한다던지, 이런 것들이 가끔 있어요. 그리고 교리죠 교리.>
<김경천 목사: 무당이 아니라 자기 엄마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죽은 엄마가 이렇게 강신하면 무당 입에서 엄마 말투가 나오잖아요. 무당하고 껴안고 울잖아요. 엄마 그러고 그거거든. 육신은 정명석인데 예수님 영이 들어왔다 이거지.>
<취재진 : 그거를 정명석 씨가 실제로 연기를 한거잖아요.>
<김경천 목사: 이 양반이 그런 연기뿐만 아니라 신기가 있어요.>
<취재진 : JMS 신도가 전국, 해외 다 포함하면 몇 명 정도 됩니까?>
<김경천 목사: 그건 아무도 모르고요. 자기네들은 10만, 15만 명 하는데... 내가 볼 땐 국내는 2만 명, 외국까지 포함해서 3만 명 되지 않을까.>
<취재진 : 해외는 어느 지역에 많은지?>
<김경천 목사: 일본 6000명, 대만 4000명, 홍콩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유럽, 사우디, 아프리카, 몽골 이런 데도 있죠. 미장원 같은 데도 예를 들면 이런거죠. 미장원 원장이 JMS면 사인 한 번 해주시죠 해서 (정명석과) 친근한 사람들은 필체를 받아와서 간판을 걸 수 있죠.>
김 목사는 JMS에 대해 "일반 기독교 교단이 아니고 정명석이란 사람을 재림예수라고 믿는 이단 집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JMS를 비롯한 사이비 종교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결국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있죠. 죄 문제, 구원문제, 성경에 대한 호기심... 이런 것들이 좋기는 한데 워낙 이단들이 성경을 이용해서 자기들의 사리사욕을 챙기니까 일반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성도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목사는 "국가나 사회에서도 종교의 자유는 좋은 것이다. 헌법에 구현된건데 이것이 악용되고 있어서 종교의 자유라고 해서 이런 사이비까지도 보장되야 하나 싶다. 어느 정도 통제 할 수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정명석은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 성추문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2001년 3월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2007년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2008년 2월 국내로 송환됐다.
그는 도피중이던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 등에서 병을 고쳐준다며 한국인 여신도 5명 등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국내 송환된 뒤인 2009년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출소 직후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 수련원 등에서 홍콩 국적 20대 여성 신도를 17회 성폭행하고, 2018년 7~12월 30대 외국인 여성 신도를 5회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10월 다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다큐 방송 후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은 "엄정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10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외국인 여신도 2명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준강간)로 재판받고 있는 정 씨에 대해 다른 피해자에 대한 범행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 씨의 1심 구속 만기가 다음 달 27일인 만큼 추가 구속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충남 경찰은 지난 1월 정 씨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한국인 여신도 3명의 고소 내용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검찰 측은 동종 혐의이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 중인 내국인 여성 한 명과 관련해 추가 기소하고, 나머지 두 명을 분리해 진행할 수 있다는 수사 방침을 밝혔다.
<기획취재팀=이효균·배정한·윤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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