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조소현 인턴기자] 건설현장 불법행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한국노총 산하 노조 위원장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8일 오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공동강요) 혐의로 이승조(51) 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 위원장을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같은 노조 간부 신모 씨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연합노련) 소속이다.
이들은 2020~2022년 서울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불응하면 조합비 등 명목으로 1억원대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연합노련 위원장에 당선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1월19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사무실과 수도권 지역 소규모 건설노조 사무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그간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벌인 경찰은 이 위원장 등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 대상자는 20명이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이 위원장 등 노조 간부 3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법원은 이 위원장과 신 씨를 놓고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라며 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다른 노조 간부 이모 씨는 "도망·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기각했다.
이 위원장은 노조비를 횡령한 혐의로도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이번 주 내 이 위원장을 불구속 송치한다. 앞서 지난해 8월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이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사준모는 이 위원장이 공적 목적을 위해 사용돼야 할 노조비를 빼돌려 부동산을 사들이고, 노조원에 임차해 월세를 챙기는 등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그 배우자와 노조 감사를 맡고 있는 친형, 공모자 등도 함께 고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오는 6월25일까지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수사국장을 추진단장으로 특별단속을 총괄하고, 시도경찰청 수사부장은 강력범죄수사대와 광역수사대를 투입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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