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적격 심사' 출석…"내부고발 후회 안해"


"내부고발자 좋은 평정 받기 어려워"
"부적격 판단시 집행정지 신청할 것"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특별변호인단과 함께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한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내부고발자는 쉽게 살 수 없다. 당당히 제 길을 가겠다"며 심경을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는 "말로만 하지 말고 대한민국 검사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리는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면서 "솔직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6년 적격심사로 잘릴 뻔했을 때 저를 자르려고 했던 검찰국장이 바로 안태근 전 검사장이지 않았나. 누가 적격이고, 부적격인지 이런 슬픈 현실이 반복되는 것 같아서 서글프다"며 "내부고발자가 고발당한 상사에게 좋은 평정을 받을 만큼 세상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비롯한 각종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을 겨냥해 "저는 혼외자도 없고, 별장 성접대도 받지 않고, 공연음란도 하지 않았는데 그런 분들은 검찰총장에 법무부 차관, 검사장을 한다. 누가 부적격인지 잘 말씀드리고 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부적격 결과가 나오면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끝까지 맞설 의사를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적격심사는 검사의 직업적 양심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의 안전장치"라면서 "그 안전장치가 고장 난다면 당연히 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이다. 저는 검찰 안에서 계속 일하길 원하니까 계속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내부고발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의의 시대에 편하게 산다면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불의한 사람들에게 적격 여부로 비판받는다는 것은 제가 검사 적격이라는 것 아닌가 싶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제가 비리가 있거나 일을 못 하는 검사가 아니다. 윗사람한테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하다가 찍힌 것에 불과해 자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격심사에서 통과한다면 그 또한 윤석열 정부, 한동훈 법무부에서 적격 인정을 받은 것이라서 자랑스러워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판결하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떤 결론이든 설렌다"고 덧붙였다.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임 부장검사는 한동훈 장관을 향해 "지금은 장관이니까 검사가 아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 대한민국 검사가 무엇인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올리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5월 임 부장검사를 심층 적격심사 대상자로 분류했다. 검사들은 임명 후 7년마다 적격심사를 받는데 직무수행 능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이들은 심층 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감사를 받게 된다.

대상자는 변호사와 법학교수, 검사 등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 회부된다. 위원회가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 법무부 장관에게 퇴직을 건의하고 장관은 대통령에게 퇴직 명령을 제청할 수 있다. 심사위원 3분의 2 의결로 부적격 판정이 내려지면 퇴직 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

임 부장검사는 2015년에 심층적격심사 대상자에 포함됐지만 적격 판정을 받았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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