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인천=이덕인 기자] "아르바이트생이 잠깐 식사하러 간 것 같네요."
23일 밤 10시 인천 부평구 A 코인노래방을 찾은 <더팩트>가 관리자에게 전화하자 돌아온 답변이었습니다. 밤 10시부터 11시까지 A 코인노래방 카운터를 지켜봤지만, 상주하는 직원은 없었습니다. 그 사이 손님 한 팀이 신분증 확인 없이 자연스레 청소년실로 들어갔습니다.
청소년보호법 제2조에 따라 코인노래방은 PC방, 일반노래방과 마찬가지로 밤 10시 이후 청소년 출입이 제한됩니다. 대다수의 코인노래방이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었고, 직원들은 객실 청소할 때 한 번씩 매장을 찾았습니다. 밤 10시 이후 인천의 코인노래방 10곳을 둘러본 결과, 2곳에는 상주직원이 없었습니다.
B 코인노래방을 나선 청소년들은 "코인노래방을 자주 이용한다. 시간이 돼서 나왔다"며 청소년 이용 제약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B 코인노래방 직원은 "밤 10시 전에는 무인으로 영업하고 있다. 10시가 되면 미성년자 단속 때문에 신분증 검사를 하고 있다"며 "10시 되면 (대다수 코인노래방) 직원들이 매장으로 다 온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노래연습장 시설 기준'에 따르면 각 객실은 1면의 칸막이에 1제곱미터(m2) 이상의 투명 유리창을 설치해 내부가 보이도록 해야 합니다.
대부분 코인노래방이 잘 지켰지만, 객실 문이 90% 이상 불투명 유리창으로 돼 외부에서 내부가 잘 안 보이는 곳도 존재했습니다. 10곳 중 3곳은 객실 내 CCTV 또한 없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의 코인노래방 직원 전 씨(20대)는 "내부에 CCTV가 있다. 다 보인다"며 "(청소년들) 바닥에 침을 뱉는다거나, 하지말아야 할 행동들을 할 때도 있다. 청소할 때 불쾌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최신식 장비를 갖춘 C 코인노래방 직원은 "시설이 낙후된 곳일수록 상주직원이 없고, 관리가 안 된다"며 "주변 코인노래방 등 무인 점포에서 촉법소년들이 돈을 훔친 사건이 많이 있었다"고 무인 시설 관리의 실태를 꼬집었습니다.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으로 인해 무인 코인노래방을 비롯해 무인 PC방, 무인 카페 등 생활 속 다양한 무인시설이 늘고 있습니다. 무인시설 이용이 건강한 소비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청소년뿐 아니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