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관 입주 계획을 두고 서울시의회에서 "시민과의 약속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민옥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성동3)은 23일 오후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많은 서울시민이 오 시장의 공관폐지 약속에 박수를 보냈다"며 "그런데 오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 뒤집고 부활시키려 한다. 입주기업을 강제로 내보낸 그 자리, 파트너스하우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한 약속을 뒤집어가면서 그 곳을 공관으로 바꿀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파트너스하우스 입주기업을 만나 파이팅을 외치던 작년 초의 모습, 입주기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던 모습, 작년 선거 때의 공관폐지 약속, 그 모든 것이 그저 포장된 이미지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회와 시위로 힘들어하는 이웃들을 위한 최선이 정말 공관입주 뿐인가. 각종 재난·재해, 긴급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 공관입주 뿐인가"라며 "집회와 시위를 해서라도 시장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시민을 피하고 싶어하는 시장을 위한 공관은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오 시장은 2021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세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따로 공관을 만들지 않고 광진구 자택에서 출퇴근했다. 그러다 올 초에 3월 말부터 용산구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 일부를 공관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곳은 오 시장의 과거 임기 때인 2009년 공관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조성했다. 그러나 완공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전용공간으로 용도를 바꿔 운영해 왔다.
이태원 참사를 겪으면서 각종 재난·재해, 긴급상황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청과 가까운 곳에 공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오 시장 자택 주변에서 시위가 지속돼 주민들이 피해가 가중되는 점도 고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이후 시장 자택 주변에서 쓰레기소각장 반대 집회, 우리공화당 집회 등 60건의 집회가 열렸다"며 "인근 주민의 피해가 가중된 데 따라 주거밀집지역이 아닌 서울파트너스하우스를 공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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