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관저 의혹' 실체 규명 주목…시험대 오른 경찰


'스모킹건' CCTV 확보 쉽지않아
참고인 신분 '천공' 출석 의무 없어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을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을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CCTV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남 전 총장과 당시 육군참모총장 공관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남 전 총장은 '천공 관저 개입 의혹' 정보 전달자로 꼽힌다.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다른 관련자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천공 관저 개입 의혹은 지난해 12월5일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역술인 천공이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미리 둘러봤고, 한남동 외교공관이 관저로 낙점됐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가짜뉴스로 민주주의 훼손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김 전 의원과 김어준 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울청은 고발장 접수 직후 사건을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경찰은 지난달 4일 김 전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조사에서 "군 지휘체계에서 나온 정보로서 일관되고 지속·반복적이며, 상세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다만 김어준 씨는 현재까지 조사받지 않았다.

이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일 펴낸 본인 저서 '권력과 안보'에서 지난해 4월 남 총장과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그가 귓속말로 'A씨와 천공이 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과 당시 육군참모총장 공관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선화 기자

<한국일보>와 <뉴스토마토>는 책 내용과 부 전 대변인 인터뷰 기사를 각각 보도했고, 대통령실은 부 전 대변인과 두 매체 기자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 역시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됐다.

부 전 대변인은 14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남 전 총장에게만 들은 내용이 아니다"라며 "4월1일이라는 것이 시간상으로 10개월이 지났지만, (남 전 총장이) 그때 왜 이야기를 했는지 생각이 많아진다"라고 말했다.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천공 관저 개입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그러나 수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방문 여부를 확인할 CCTV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보관기간과 (삭제) 메커니즘 등을 명확히 확인하겠다"라고 말했다.

역술인 천공 역시 절차상 참고인 신분이기 때문에 인적 사항만 파악한 상태다. 명예훼손으로 부 전 대변인과 김 전 의원 등이 고발당한 상황에서, 천공은 출석 의무가 없는 참고인 신분으로서 향후 조사도 쉽지 않아 보인다.

별개로 대통령실이 고발한 사안인 만큼 수사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건희 여사 우리기술 주가조작을 제기해 고발당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 여사 '캄보디아 조명' 의혹을 제기해 고발당한 같은 당 장경태 의원 사건도 진행 중이다.

bell@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