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연루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 7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세 번째로 성남FC 사건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대장동·위례 의혹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1시40분쯤부터 이 대표를 배임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측근들을 통해 대장동·위례 개발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에게 내부 정보를 흘려 이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구조를 초과이익 환수가 아닌 확정이익으로 해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줬다고도 본다. 자신의 대장동 수익 절반을 주겠다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제안을 측근을 통해 보고받고 승인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가 특혜를 주고 정치적 지원을 받았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A4용지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앞선 조사에서 제출한 서면진술서로 대부분의 답변을 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반부패수사1부의 정일권 부부장검사와 반부패수사3부의 남대주 부부장검사가 6층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 측에서는 1차 조사 때와 달리 김진형 변호사가 입회했다.
이번 조사에서 검찰은 위례 사건과 대장동 사건을 차례대로 조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후 1시40분께 청사 내에서 배달로 점심을 먹고 오후 조사에 임하고 있다.
이날 홀로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사실 많이 억울하고, 많이 힘들고, 괴롭다.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공개 소환은 회술레 같은 수치다. 하지만 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던 검찰이 이제 권력 그 자체가 됐다.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권력이 없으면 없는 죄도 만들고, 있으면 있는 죄도 덮는 유권무죄 무권유죄 검사독재정권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하고, 억지 수사를 벌인다고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벌써 세 번째다. 성남FC 사건은 뚜렷한 물증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조사에서는 검찰에 조종되는 궁박한 이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 증거 하나 찾아낸 게 있는가"라며 "김성태 전 회장만 송환되면 이재명은 끝날 것이라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부풀리더니 의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공평무사해야 할 수사권을 악용해서 온갖 억지 의혹을 조작하더니 이제는 해묵은 북풍몰이 조작을 시도한다"고 지적했다.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그는 "진술서로 이미 충분한 사실을 밝혔다.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조작하는 정권의 하수인이 돼 없는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은 하늘이 알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이다. 창작 소재로 만들기 위해 하는 질문에는 진술서로 대신하겠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조사는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이 대표 측이 심야조사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조서 열람까지 자정 전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1차 조사에서 이 대표는 12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고 오후 10시53분께 귀가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끝으로 대장동 사건에 대한 이 대표 조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9일 "저희로서는 요구한 시간에 이 대표가 출석해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해준다면 가급적으로 이번 조사에서 모든 사안을 확인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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