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인턴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에 다시 출석하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일대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여 검찰을 규탄했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이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 이른 시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궂은 날씨에도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른 오전부터 우산과 우의를 입고 중앙지검 앞으로 모여들었다. "혼자 다녀오게 도와달라"는 이 대표의 당부 때문인지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검찰독재 박살 내자' '야당탄압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파란 풍선과 '민생파탄 책임져라' '민주당을 사수하라' '이재명과 나는 동지다' 등의 손팻말을 손에 쥐고 흔들기도 했다. 이들은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1심 판결을 비판하면서 "정치검찰·판사 당장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전날 오후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정하현(60) 씨는 "곽 전 의원 재판이 어제 나왔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검찰이 지금 이 대표를 계속해서 괴롭혀 왔는데 국민들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다.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 강하다"며 "오늘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주가조작 판결도 있는데 그걸 덮으려고 (오늘 출석을 요구한 것이) 아닌가. 국민들은 다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70대 김모 씨도 "나라를 살리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밖에 없다. 평일이라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못나오니까 노인들이 안 나오면 안 될 것 같아서 나왔다"며 "저들(검찰)의 세상이 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고 언급했다.
반대편에는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이들은 서초역 7번 출구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60대 임모 씨는 "이재명 대표는 조사도 자기 마음대로 하고, 검찰이 일찍 오라면 일찍 와야 하지 않나. 빨리 구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지자 여러분 여전히 칼바람이 매섭다"며 "그날(1차 조사) 차가운 밤거리에 선 여러분께 너무 미안했다. 이번에는 마음만 모아달라"며 지지자들에게 서초동으로 나오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집회 주최 측은 "홀로 가겠다고 하셨지만 이 대표를 홀로 가게 할 수는 없었다"며 "외롭지 않게 이 대표가 오면 함성을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검은색 차량를 타고 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그는 "참으로 비참하고 참담하다. 이게 나라냐는 의문이 든다. 이재명 죽이자고 없는 죄 만들 시간에 전세사기범부터 잡고,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을 구하는 데 힘을 쏟으라"며 "사실 많이 억울하고, 많이 힘들고, 괴롭다.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공개 소환은 회술레 같은 수치다. 하지만 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던 검찰이 이제 권력 그 자체가 됐다.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 삶은 하루하루 망가지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배임과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1차 조사 이후 13일 만이다. 검찰이 준비한 질문지는 A4용지 200페이지 분량으로 조사는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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