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하철 무임수송 국비지원을 두고 전방위적으로 지원을 요청하며 강한 추진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더이상 부담을 온전히 떠안기는 무리라는 판단 아래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윤영석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류성걸(국민의힘)·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입법 차원에서 무임수송 국비지원 협조를 요청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달라는 게 정부의 방침인데 그러려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부탁드리고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법령 제정을 통해서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협조 요청을 드리러 왔다"고 밝혔다.
또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6개 시도가 관계가 돼 있는 사안이라 정부에서 더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회 차원에서 본격적인 논의함으로써 정부가 도와줄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렇게 국비지원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이날 뿐만 아니라 올 초부터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꾸준하게 내놓고 있다.
지난달 3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요금) 인상폭을 낮추고 싶다"며 "지난 연말 양 당이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보전에 대해 합의에 가깝게 입장을 정리해서 도와주려고 각고의 노력을 했는데 기획재정부가 끝까지 반대했다. 기재부가 생각을 바꿔서 올 연말부터라도 (지하철 무임수송 손실분을)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다면 그에 걸맞는 만큼 지금 논의되는 인상폭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기재부는 도시철도는 지방사무이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시는 이달 5일 반박자료를 통해 "지하철 노인 무임수송은 1984년 대통령 지시로 도입돼 전국 모든 지하철에 적용되는 등 거주지 상관없이 전국 모든 국민들에게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국가사무"라며 "국회도 무임수송에 따른 국가책임을 인정해 지난해 국토위가 지자체에 대한 공익서비스 비용으로 국비 3585억 원 지원을 의결했으나 기재부 반대로 최종 미반영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 시장은 7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도 "(정부가) 전부 다가 아니라 일부라도 도와줘야 요금인상 시 그 폭을 해결할 수 있다"며 "사회적 논의를 통해 연령, 소득계층, 탑승시간대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 새로운 방안을 만들자는 게 시의 입장"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올해 국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비 지원 예산이 마지막 단계에서 기재부의 반대로 불발된 데 따라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 부담 경감을 위해서 내년 예산에라도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정부와 국회 등을 지속적으로 설득했지만 결국 지원이 불발됐다"며 "지하철 적자가 누적되면서 더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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