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만난 장애인 단체들…"지하철 투쟁 막아야"


탈시설·지하철 시위 놓고 전장연과 다른 목소리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간 단독면담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가운데, 이후 진행된 장애인 단체의 면담에서는 전장연을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간 단독면담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가운데, 이후 진행된 장애인 단체의 면담에서는 전장연을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

오 시장은 2일 오후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박 대표를 비롯한 전장연 관계자와 1차로 단독 면담을 진행한 뒤 다른 장애인단체장들과도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대표,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김락환 한국교통장애인협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탈시설', 지하철 승하차 시위 등 전장연의 방향성을 지적하며 "지나치게 특정단체의 목소리에 끌려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현아 대표는 "장애인을 둔 부모들은 거주시설이 필요한 장애인에게 의료시설을 포함한 시설 확충을 읍소하고 있다"며 "본인 동의 없이 탈시설된 분들을 구제해 주시고 전수조사 하셔서 정당한 요양 서비스,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받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김광환 회장은 "탈시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냉정한 평가와 검증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도 예산도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시설로 나와서 모든 여건과 환경을 갖추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탈시설 용어 자체를 쓰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락환 회장은 "지하철에 장애인에 대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주지 않으면 못 탄다"면서도 "이동권을 위해 출근길 지하철 투쟁하는 건 막아야 한다. 장애인이 무슨 특권을 가졌나. 이동권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광환 회장도 "올바른 투쟁을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지만, 이걸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그동안의 사회 인식 개선에 이렇게 역행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오 시장에게 "왜 문제를 이념적 논쟁으로, 장애인 단체 간 갈등으로 풀어가나. 그렇게 풀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연이은 면담을 모두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장연에) 진심을 다 전달했으니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부탁한 만큼 시위 형태가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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