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태원 참사'로 기소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이 참사 발생 1시간45분 전 112치안종합상황실 무전을 듣고도 인파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검찰 공소장에 적시됐다. 1시간 뒤인 오후 11시에 상황을 인지했다는 이 전 서장 입장과 배치된다.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받은 이 전 서장 등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당일 삼각지역 일대 집회 현장 관리 종료 시점인 오후 8시30분쯤부터 관용차에서 대기하며 관련 무전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이 전 서장은 용산서 112자서망·행사망 서울경찰청 지휘망·경호망 등 무전기를 조수석 등받이에 있는 주머니에 넣어두고 무전을 듣고 있었다. 이 전 서장과 함께 기소된 송병주 전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오후 9시10분 "손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고 적혔다.
이는 오후 11시쯤 상황을 파악했다는 이 전 서장 입장과 배치된다. 이 전 서장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등에서 줄곧 오후 11시쯤에 상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송 전 실장은 여러 차례 "인파가 터져나왔다" 등 무전을 했다.
검찰은 "이 전 서장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무전 송수신 내용을 모두 지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 이에 오후 9시57분쯤 송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3분 20초간 통화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최근 대검찰청 소속 최정민 검찰연구관을 파견받았다. 최 연구관은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해 이듬해 수사·공판 백서를,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 벌칙 해설 등을 공동으로 펴냈다.
수사팀은 최 연구관 외에도 청 내부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수사력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0·18·26일 경찰청과 김광호 서울청장 집무실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수사기록도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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