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일한 근거는 '번복된 진술'"…이재명 진술서 보니


33쪽 분량 진술서 공개
"천화동인 1호가 내 소유? 보도 이전까지 몰라"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 전문을 공개했다. 33쪽 분량의 진술서에서 이 대표는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모략'이며 대장동 사업에서 성남시의 이익을 더 확보했다며 배임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오후 SNS에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 전문을 게시했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23분께 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대장동과 위례 사업에 대한 제 입장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 다 담았다"며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한지, 객관적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대신 천화동인 1호 수익 일부를 받기로 한 것 아닌지 의심한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저는 천화동인 1호와 관계가 없고,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의 100% 출자회사이고, 화천대유의 주주는 김만배 씨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만배 씨가 유동규 씨에게 700억원을 주겠다고 했는데 그 돈이 남아있지도 않은 것 같다. 만일 제 것이라면 김씨가 돈을 그렇게 함부로 써버릴 수 있었을까"라며 "유동규 씨는 700억원(428억원)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제가 달라고 하면 줘야 하는 돈이라고 한다.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정민용 씨와 같은 부수적 역할을 한 사람이 100억원을 받고, 김씨 학교 후배로 화천대유 실무를 챙긴 이모 씨도 120억원을 받는다는데 유동규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제가 천화동인 1호 소유라는 주장이 허위임은 민간사업자에 보인 태도를 봐도 알 수 있다. 저는 개발사업도중에 민간사업자의 부담을 1120억원 추가했다. 이들이 욕을 하며 반발하고 나중에 소송을 통해 반환받으려고까지 한 추가부담금 부과는 천화동인 1호가 제 것이라는 것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동률 기자

◆ "X 같은 X, 공산당 XX" "이재명이 너네 X라 싫어해" 라고 했다는데…

배임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배임이 성립하기 위해선 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히고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이 돌아갔어야 하지만 이 대표는 민간사업자에게 오히려 1120억원을 추가 부담시켜 손실을 입히고 시와 공사의 이익을 더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 부담으로 이익이 줄게 되자 김만배 씨는 이 대표를 향해 "X 같은 X, 공산당 같은 XX" 등의 거친 욕설을 했다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가 그들과 결탁했거나 사업 이익 일부를 취하기로 했다면 저의 이익을 줄이는 일을 왜 하겠나"라고 물었다.

대장동 개발을 민간업자들의 요구대로 계획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일당은 최근 재판에서 유동규에게 수억원의 뇌물을 주고 청탁을 헀지만 청탁은 실패했다고 증언했다. 성남시장을 상대로 '십수년간 로비를 시도했지만 씨알도 안 먹히더라' '이재명이 합법적으로 우리 사업권을 뺏어갔다'는 남욱의 인터뷰나 '이재명이 우리 사업권을 빼앗으려 했지만, 우리가 도로 빼앗아 왔다'고 자찬하는 정영학 녹취록의 발언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예상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유동규가 그들과 결탁해 비밀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 유동규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며 범죄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없고 제게 알릴 필요도 없다"며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나 정영학 녹취록을 보아도 이들의 부정비리와 관련 없다. 녹취록과 법정 증언 등에 따르면 '이재명이 우리 사업권을 빼앗아 호반건설에 주려 했지만, 우리가 도로 빼앗아 왔다'거나 '이재명이 너네 X라 싫어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검찰 유일한 근거는 '번복된 진술'"

이 대표는 검찰이 대장동 일당들의 번복된 진술을 근거로 자신의 혐의를 추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은 제가 투기 세력과 결탁하거나 그들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받기로 약속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유일한 근거는 대장동 관련 부패범죄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이라며 "그러나 저는 투기 세력으로부터 시민의 정당한 이익을 지켜내려고 노력했을 뿐 부패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영학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됐는데 이제 국민들은 이에 근거해 검찰의 공소사실을 평가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은 녹취록에 근거해 수사 결론을 도출했었는데 이제 와서 검찰의 올가미에 걸린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에 의존해 정영학 녹취록에도 없고, 오히려 그에 반하는 허위 사실들을 만들어 낸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배임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전에는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한 조사를 받았으며 오후부터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다. 점심 식사는 청사 내부에서 배달시켜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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