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FACT] '휴게소 가? 말아?'…먹거리 고물가에 '움찔'(영상)


휴게소 먹거리 '물가 상승'
지갑 닫는 귀성객들
음식 '양과 질'에도 아쉬움 남아

[더팩트|이덕인 기자]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첫 번째 설 명절을 맞았습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에는 귀성객, 여행객 등 2650만 명에 달하는 민족 대이동이 예상됩니다. 연휴 기간 교통량 또한 지난해 비교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요.

이에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도 많은 인파가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휴게소 내 먹거리 물가 상승에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는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인 7.7%를 기록했습니다.

19일 오후 경기도 A 휴게소. 메뉴판을 보던 이용객들은 치솟는 물가에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합니다. 어묵을 산 한 커플은 "이건 너무 비싼 거 같다. 두 개에 4500원이다. 한 개당 2000원, 국물이 500원이다"라며 음식값에 놀랐습니다.

경기도 B 휴게소의 한 이용객은 "배는 고프고 운전은 해야 되는데 선택권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음식을) 산다"며 "휴게소 만의 감성적인 요소가 있는데 너무 비싸게 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19일 오후 경기도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취재진이 구입한 메뉴의 질과 양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는 A 휴게소에서 오징어 구이(7000원)와 삼겹살 꼬치(5000원), 타코야끼(4500원), 아메리카노(5000원)를 구매했습니다. 실제로 받은 음식들은 메뉴 사진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음식의 양과 질에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물가가 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전국 휴게소 민간 관리업체 있어 경쟁을 통해 업체를 선정, 높은 임대료를 받고 있습니다. 운영업체들 또한 휴게소 내 입점 음식점 간 계약조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B 휴게소 입점 음식점 상인은 "(지불하는 수수료가) 매장마다 다른데 30~50% 정도 된다. 저희 매장은 중간이다"라며 "재료비도 다 올랐는데 수수료까지 오르면 (영업을) 못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음식점 상인은 "한국도로공사에 내는 돈도 많다"며 "(가격을 작년보다) 500원씩 전체적으로 다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한 휴게소 운영업체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 측은) 평가라는 것을 무기 삼아서 운영업체를 계속 목 조르고 있다. 저희는 어쩔 수 없이 목줄에 끌려가듯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연휴를 앞두고 현장업무로 바쁘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미뤘습니다.

종합해보면 휴게소 물가가 상승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국도로공사의 독점적 휴게소 운영업체 관리와 운영업체들의 입점 음식점에게 요구하는 불규칙한 수수료율이 크게 작용합니다.

결국 휴게소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만 계속 타격을 받는 현실입니다. 휴게소 먹거리의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위해 정부나 관련 지차체 등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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