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청년 중 4.5%인 약 13만 명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연말까지 실시한 고립·은둔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고립·은둔청년의 규모 추정을 위해 청년이 상주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가구조사와 전반적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일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조사를 병행했다.
조사과정에서 '고립'은 현재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상태에 놓인 자로 고립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은둔'은 현재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며 은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던 경우로 정했다.
그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된다. 시 인구에 적용하면 최대 12만9000명에 이른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61만 명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고립·은둔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런 생활을 유지한 기간은 1~3년이 28.1%, 3~5년이 16.7%, 10년 이상 11.5%였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이 45.5%(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심리적·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순이었다.
특히 고립·은둔청년은 시 청년 전체 평균보다 성인기 전후로 부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성인기 이전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정서적으로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었다는 응답이 62.1%,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험은 57.8%, 지인으로부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이 57.2%였다. 성인기 이후는 원하던 시기에 취업을 못한 경우 64.6%,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 경험 60.7% 등이 있었다.
고립·은둔청년은 스스로 신체적 건강상태에 대해 43.2%가 나쁘다고 응답했다. 일반청년 응답률 14.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정신건강 관련 약물 복용 여부에 고립·은둔청년은 18.5%가 복용한다고 답해 일반청년 8.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가장 필요한 지원방안으로는 경제적 지원이 57.2%(중복 응답)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나타냈고, 취미, 운동 등 활동이 44.7%, 일자리나 공부 기회 42%, 심리상담 36.8% 순이었다.
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고립·은둔 청년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등을 기획,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당사자 중심의 섬세한 정책설계가 필요해졌다"며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을 준비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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