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2심도 실형 구형


"법 집행 최고 위치서 범행…비난가능성 커"
1심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 선고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차관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운전자폭행)과 증거인멸교사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은 지나치게 가볍다"라며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사건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초대 처장 후보 물망에 오른 상황에서 운전자폭행 사건이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폭행 범행 후 증거인멸교사 범행까지 저질렀다"며 "형사법 집행 최고 위치에 있는 법무부 법무 실장을 지낸 변호사로서 피고인의 지위 및 신분에서 요구되는 법 준수성·도덕성을 고려하면 비난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차관은 최후 진술에서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이 오해를 받고 조사 대상이 돼 고통을 받았다. 한없이 부끄럽고 송구하다"며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제가 빚을 갚으며 살아갈 기회를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 전 차관은 변호사로 활동하던 2020년 11월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택시 기사를 때리고, 합의 과정에서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서초경찰서에서 내사 종결됐지만, 이 전 차관이 2020년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재수사가 이뤄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피고인은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잠시 멈춘 택시 안에서 운전자를 폭행했는데, 이 같은 범행은 교통사고를 유발해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이 전 차관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판결 선고기일은 3월 9일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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