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택시 할증요금이 인상된 지난달 이후 심야 운행대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한편 운송수입도 다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또다른 목표 중 하나인 법인택시 기사 유입은 아직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심야 할증요금이 조정된 지난달 1일 이후 월말까지 평일 심야시간대 운행대수는 카타르월드컵, 날씨 등 특별한 외부요인이 있었던 날을 제외하면 점진적인 증가세를 유지했다.
심야시간 승객이 몰리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를 기준으로 요일별 운행대수는 요금인상 첫 날인 지난달 1일 목요일 2만3649대로 2주 전인 11월 17일(2만1329대)보다 10.9% 증가했다. 이후에도 눈과 강추위가 찾아온 15일을 제외하면 8일 2만3961대, 22일 2만4006대로 소폭 늘어나는 모습이었다.
금요일도 요금 인상 전에는 2만4000~2만5000대 내외였는데 지난달 9일 2만8325대, 16일 2만8071대, 23일 2만6924대 등 전반적으로 증가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밖에 월요일은 11월 21일 1만7105대에서 12월 말 1만9000여 대로, 화요일은 인상 전 1만8000~1만9000대 수준에서 12월 말 2만2000~2만3000여 대로 증가했다. 수요일도 11월 말 1만9000여 대에서 12월 28일 2만3752대로 늘었다.
요금 인상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시는 지난달 1일부터 할증 시작 시간을 기존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조정했고, 할증률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기존의 2배인 40%로 올렸다.
운행대수 증가와 함께 기사들의 운송수입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시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일부 체감하는 분위기다.
개인택시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쯤 살펴봤을 때 기사들의 운송수입이 인상 전보다 10%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장에서는 손님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리긴 하지만 수입이 일부 오른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요금 인상의 목적 중 하나인 법인택시 기사 유입은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법인택시 운수종사자수는 지난해 11월 2만365명에서 12월 2만599명으로 1.1%(234명) 늘어났다.
시는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승차난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로 기사 이탈이 가속화된 법인택시 업계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다방면의 대책을 시행했다. 할증 요금 인상에 이어 올 2월부터 기본요금을 인상할 예정이고, 개인택시 부제를 전면 해제하는 한편 법인택시 취업 박람회를 여는 등 기사 유입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행대수를 비롯해 기사 수입, 종사자수 등 여러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2월 기본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는 만큼 정책 효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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