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인턴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이틀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 전장연은 올해 평일마다 4호선 삼각지역을 중심으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전장연은 3일 오전 8시 서울 성북구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입법 쟁취를 위한 254일 차 지하철 선전전'을 개최했다. 전장연 활동가 15명은 오전 8시22분쯤 성신여대역에서 하행선에 탑승했다.
이들은 열차 지연을 유발하지 않고 이동하다가 오전 8시34분쯤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잠시 하차했다. 이후 삼각지역으로 가기 위해 다시 승차하려 했으나,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경찰이 탑승을 저지했다.
김재복 서울교통공사 고객안전지원센터 부장은 이들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하려 하자, 스크린도어 앞에서 '내리면 못 탄다'고 밝혔다. 소창엽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장은 방송을 통해 퇴거를 요청했다. 대치는 오후 2시30분쯤 해단식을 할 때까지 6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명희 전장연 조직실장은 "성신여대역에서 탈 당시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 제지당했다"며 "'시위'가 목적이 아니라 '단순 이동'이 목적이었다. 마이크와 피켓을 들고 있단 이유만으로 (경찰이) 이를 막았다"고 말했다.
삼각지역에서는 이규석 대표 등 활동가 10여 명이 이날 오전 9시40분쯤 4호선 전동차에 탑승해 서울역과 신용산역 등을 오가며 선전전을 진행했다. 공사 측이 이들을 저지하지는 않았으나,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활동가의 휠체어에 부딪혀 정강이 부근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 후송됐다.
이날 승하차 시위는 오후 2시30분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해단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올해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삼각지역이 있는 4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열겠다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2023년부터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할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가장 가까운 삼각지역이 있는 4호선에서만 (선전전을) 진행하겠다. 4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께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함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언급한 '1분 이상 지체되는 큰일 난다'는 것도 무겁게 고민하겠다. 다만 출근길 4호선에서 예상되는 지체 시간은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마찰을 피하고자 장소를 매일 당일 오전 8시에 공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장연은 새해 첫 출근일인 전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며 공사와 경찰 측과 13시간 대치했다. 공사는 삼각지역을 지나는 4호선 열차 13대를 무정차 통과했다. 1박 2일 동안 전장연 측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