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하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변과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의 신년 특별사면에 대한 논평·성명 등을 내고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민변은 이날 "이명박은 대통령의 권한을 악용해 자기 잇속을 챙긴 중범죄자다. 끝까지 죄를 부인했다"며 "사법부는 죄인(이 전 대통령)의 자기합리화에 굴하지 않고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고 죄지은 사람은 처벌받는다는 가장 단순한 명제를 판결로 실현했다. 그런데 '법과 원칙대로'를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윤 대통령이 사법부가 어렵게 실현한 법치주의를 단숨에 무력화했다"고 지적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들이 대거 사면된 것을 두고도 "헌정질서 파괴범들의 죄를 사하여 주는 것이 국민통합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도 "국민이 대통령에 위임한 사면권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악용했다"며 "법치주의를 파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사들의 범죄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는가"라며 "부패범죄자 사면이 어떻게 '국민 대통합'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던 '법치주의'가 자신들의 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사면권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행정부가 소멸시키는 엄중한 권한"이라며 "구체적이고 타당한 이유 없이 형해화하는 사면권 남용은 삼권분립 위반이고 민주주의 훼손이다. 사면 때마다 사법의 무력감을 느끼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법률로써 대통령의 제왕적 사면권 남용을 통제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하고 있는 상황에선 국민과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며 "뇌물 등 권력형 범죄와 배임, 횡령 등 기업범죄를 사면대상 범죄에서 제외하는 등 특별사면의 범위와 대상을 엄격히 제한하고, 사면심사위원회의 구성을 다양화해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막는 사면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7일 정치인, 공직자, 선거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등 1373명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복권을 실시했다. 국민통합 차원에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 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김기춘 전 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해선 형 선고 실효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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