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인턴기자] 소속 가수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11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 전 대표의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양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제보한 공익제보자 A씨의 진술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A씨에게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발언했지만 재판부는 협박죄 구성요건인 '해악의 고지'로 보지 않았다.
조 부장판사는 "진술을 번복하도록 설득하거나 압박을 가한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피고인의 발언으로 제보자가 공포심을 느꼈다거나 의사 자유가 억압된 상황이라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진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으로 변한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가 출소 후 진행한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와 달리) 공익신고 후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고나자 '너 죽이는 건 너무 쉬워서 일도 아니다'라고 강화된 표현을 사용했다. 자극적으로 진술이 바뀐다"며 "조사를 받을수록 정황이 지속적으로 묘사가 바뀌고 오히려 더 구체화, 자세한 진술이 나온다. 진술 변화를 납득할만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씨가 사건무마를 대가로 사례금 등을 기대하면서 진술을 번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양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YG엔터테인먼트 전 직원 김모 씨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죄질이 불량하며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양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날 검은 재킷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양 전 대표는 재판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무죄 선고 뒤 취재진과 만나 "재판부의 판결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제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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