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이 원안보다 5688억원 삭감되면서 기존 서울 지역 유초중등 교육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12조8915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은 지난 16일 총 88개 사업에서 5688억원이 삭감된 채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역점 사업으로 손꼽히는 ‘디벗’, ‘전자칠판 설치’ 등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시교육청은 디벗 923억원, 전자칠판 1509억원 등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디벗은 서울 학생들에게 학습용 태블릿 PC를 보급하는 사업으로 개별 학생의 맞춤형 학습에 활용된다. 시교육청은 올해 서울 지역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보급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관내 중·고등학생에게 확대할 예정이었다.
디벗 활용과 연계해 추진 중인 전자칠판 사업도 위기를 맞았다. 앞서 시교육청이 지난 5월 진행한 ‘전자칠판 사업’ 만족도·개선사항 등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604명 중 83%가 학생 교육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 주 3회 이상 전자칠판을 활용하는 교사는 전체 응답자의 79%로 이 중 67%는 매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인 1디바이스 같은 스마트 기기, 전자칠판 등의 스마트 교수-학습 기반으로 디지털 교과서 및 인공지능 튜터 활용도가 향상될 것"이었지만 "이번 예산의 삭감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서울교육의 발걸음은 더뎌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의 기본 살림을 위한 경비인 ‘학교기본운영비’가 1829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공립학교의 기본 운영비는 평균 4.5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7000만원 감소하게 됐다.
이 밖에도 △혁신교육지구 165억원 △그린스마트미래학교 63억원 △더불어키움(공영형)유치원 지원금 20억원 등 시교육청이 중점을 둔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조 교육감은 "교육공동체의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돼 안타깝다"며 "서울시의회는 그동안 보여준 서울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학부모와 시민들의 걱정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된 이후 관련 예산 삭감 사유를 명확히 파악해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도 본예산안이 확정되면 삭감된 예산에 대한 (추경안 편성을) 생각하고 있다. 삭감 사유를 명확하게 파악한 후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내년 신학기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추경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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