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의 진화②]자원회수시설의 '변신'…세탁소·온실에 관광지로 각광


소각열로 증기·전력생산…국내외서 다방면 활용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쓰레기소각장은 국내외에서 더이상 쓰레기를 태우기만 하는 시설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소각열로 만든 증기로 운영되는 아산환경과학원의 마을기업 세탁소. /아산환경과학원 제공

'소각장'의 진화체, 자원회수시설은 문자 그대로 쓰레기를 시민에게 값어치 있는 유용한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력을 생산해 난방을 공급하고 수익도 발생시킨다. <더팩트>는 2회에 걸쳐 자원회수시설의 기본 개념과 국내외 활용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쓰레기소각장은 국내외에서 더이상 쓰레기를 태우기만 하는 시설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소각열을 전기와 증기로 바꿔 각종 지역 시설에 공급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랜드마크로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시는 생활폐기물 자원회수시설을 양천·노원·강남·마포 등에서 운영 중이며, 네 곳 모두 소각열을 활용해 전력 또는 증기·온수를 생산한다.

양천과 마포 시설은 우선적으로 전력을 생산해 자체적으로 사용하거나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한다. 양천은 연간 생산량의 3/4 가량을, 마포는 3/5 가량을 자체 사용하고, 나머지는 판매한다.

남은 열로 만든 증기·온수도 일부는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한다. 노원과 강남 시설도 소각열로 증기·온수를 생산해 자체 사용하거나 판매한다.

거제시 자원회수시설의 소각열을 활용해 운영되는 온실 체험 프로그램 모습. /거제시 제공

아산환경과학원은 소각열을 활용해 연간 25만 톤의 증기를 생산, 인근 공장에 10만 톤 가량을 판매하고 10만 톤 가량은 자체적으로 사용한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마을기업으로 세탁소를 운영해 지역 주민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제공한다.

이 세탁소는 헬스장이나 목욕탕 등의 세탁물을 세탁하는 공장이다. 이곳에 자원회수시설에서 생산한 증기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이 증기는 건조기를 가동하고 온수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런 덕분에 연간 1억 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수익은 마을 복지 사업에 쓰인다.

거제시에서는 소각열을 활용해 1800평 규모의 온실을 운영한다. 시설 정비 기간 이외에는 온실 난방비가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곳에서는 2020년부터 멜론을 재배하고 있으며, 개인 또는 지역 업체에 판매해 수입을 올린다.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자원회수시설의 에너지 활용을 홍보하고 공유하고 있다.

평택에서는 생산한 증기를 주민편익시설인 오썸플렉스에 공급한다. 이곳은 워터파크, 찜질방, 마켓, 스포츠센터 등이 포함된 복합시설이다.

자원회수시설을 랜드마크화한 덴마크 아마게르바케 소각시설. /서울시 제공

해외에서는 지역 랜드마크화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는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는 암벽장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2021년에는 올해의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만의 베이터우 소각시설은 160m 굴뚝 상부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360도 통유리를 통해 주변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으로 유명하다.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와 일본 마이시마 소각시설은 놀이공원과 같은 독특한 외관으로 관광명소로 꼽힌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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