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택시 코로나 이전 수준↑…할증인상 약효 있네


수요 많은 목·금 운행대수 두자릿수 비율 증가
"생각보다 손님 적어 지속될진 지켜봐야"

서울에서 할증요금 인상 이후 심야시간대 택시 운행대수가 한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할증요금 인상 이후 심야시간대 택시 운행대수가 한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1일 할증요금 조정 이후 평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시간당 평균 택시 운행대수는 조정 전 2주와 비교해 2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일하게 감소한 이달 2일은 자정부터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월드컵 경기가 있었던 날이다. 사실상 요금 조정 이후 내내 증가세를 유지한 셈이다.

특히 심야 택시 수요가 많은 목요일과 금요일 운행대수는 두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 요금 조정 이전과 이후 모두 월드컵 경기가 있었던 날은 제외하고 비교한 수치다.

1일(목요일) 운행대수는 2만3649대로 2주 전 같은 요일인 11월 17일(2만1329대)보다 10.9% 증가했고, 8일도 2만3961대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9일은 2만8325대로 11월 25일보다 16.4% 늘었다.

8일 집계된 2만8325대는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평균 운행대수는 2만7000대 정도였다. 이밖에 월·화·수요일인 5~7일도 각각 조정 이전과 비교해 2.9~9.5% 증가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이 11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심야 승차난 해소 종합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급 증가는 주로 개인택시가 주도했다. 날짜별 운행대수가 요금 조정 전보다 최대 20% 안팎까지 늘었다.

연말 승차난 해소를 위해 시행한 공급 확대 정책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시는 지난달부터 개인택시 부제를 전면 해제하고 순번에 따라 0~9조로 나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야간조에 집중 투입하도록 했다. 법인택시도 현재 운행 중인 2교대를 야간조 중심으로 편성하도록 조치했다.

이어 이달 1일부터는 할증률을 상향조정하고 할증 시작 시간도 앞당겼다. 할증 시작 시간은 기존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조정했고, 할증률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기존의 2배인 40%로 올렸다.

다만 이런 공급 증가세가 유지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예상보다 손님이 적어 운행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행대수를 비교해보면 요금 인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택시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귀가가 한층 편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 요금 인상 등 이유로 현장에서 손님이 줄었다는 말이 많다"며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유지될텐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hone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