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8일 서울시의 사전 대비 미흡이 '이태원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철저한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참사 유가족은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책임자 중에서도 특수본(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의 사각지대에 있는 서울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복남 변호사(민변 10·29참사 대응TF 팀장)는 "서울시는 재난 안전 관련 법령 및 조례에 따라 다중 인파가 모일 경우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재난상황실을 운영해야 한다"며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서울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는 "현재 특수본은 참사 당일 현장 실무 책임자들을 수사 중"이라며 "제대로 대응 못해 많은 인원이 사망한 참사에 영향을 미쳤으면 엄하게 책임 물어야 하지만, 이미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현장 실무자 대응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2017~2022년 5년 동안 (핼러윈을) 진행했고, 그때도 대규모 인파가 있었다"며 "왜 올해에는 서울시 차원의 대비책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고, 수사도 안 한다. 기본적 책임은 사전대책을 수립해야 할 지휘자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연 민변 10·29참사 대응TF 변호사도 "특수본이 입건한 20명이 넘는 피의자 중 서울시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없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예하 공무원 중 참사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 김의승 행정1부시장(참사 당일 직무대리), 한제현 행정2부시장(안전총괄실 담당), 최진석 안전총괄실장,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수사 촉구 대상자로 언급했다.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사 희생자 이남훈 씨 어머니는 "비나 눈이 올 때 휴대폰에 안전문자는 보내면서, 참사 당일 시민이 여러번 신고했는데 왜 안전문자 하나 보내지 않았나"라며 "지자체는 안전시스템을 공유해야 한다. 매뉴얼대로 움직였으면 참사는 안 일어났다"고 울먹였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이날 오후 수사촉구서를 특수본에 팩스로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지휘부가 "진짜 책임자"라며 특수본에 수사촉구서를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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