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158명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현장 총책임자인 이임재 전 서울용산경찰서장(총경)을 포함한 경찰 간부 4명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5일 밤 결정된다.

서울서부지법 김유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이임재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경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김진호 전 용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장(경정)의 심사도 함께 진행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은 오후 1시쯤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했다. 김 전 과장은 오후 1시27분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오후 1시48분쯤 출석한 박성민 전 부장은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심문은 이 전 서장과 김 전 과장, 박 전 부장, 송 전 실장 순서로 진행됐다. 오후 3시20분쯤 청사를 나온 이 전 서장은 '법정에서 어떤 부분 소명했나', '한마디 부탁한다'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오후 4시50분쯤 나온 김 전 과장도 같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박 전 부장은 이날 오후 5시36분쯤 법정을 나섰다. '혐의 그대로 부인하냐'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탔다. 오후 6시8분쯤 법정을 나선 송 전 실장은 '심문에서 어떤 부분 소명했냐' 등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고 답했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됐는데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 이후 현장에 늦게 도착해 늑장 대응한 혐의를 받는다. 직무유기 혐의로도 입건됐으나 영장에는 포함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신병 확보 이후 고의성 입증에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송 전 실장은 참사 초기 현장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혐의를 받는다. 상황보고서상 이 전 서장의 현장 도착 시간을 조작한 혐의도 있다. 김 전 과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우려한 정보과 내부보고서를 삭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부장은 김 전 과장 등 일선서 정보과장이 참여한 단체대화방에 감찰·압수수색에 대비해 규정대로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김 전 과장이 박 전 부장 지시를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특수본은 지난 1일 이 총경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다. 대검찰청은 참사 직후 한석리 검사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서부지검에 꾸렸다. 서부지검은 곧바로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특수본은 이 총경 등 경찰 간부 4명 외에도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다른 기관 주요 피의자의 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이 총경 등 구속 여부는 한 달 동안 진행된 특수본 수사의 중간 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사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수본 관계자는 지난 2일 "1차 신병처리가 마무리되면 추가 입건 피의자에 수사를 병행하면서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에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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