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주현웅 기자] 백혈병을 앓는 한 소녀가 200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캡틴' 손흥민에 특별한 세레머니를 부탁했다.
경북 칠곡군에 사는 김재은 양(순심여고 1년)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지난 1월 급성 백혈병에 걸려 11개월째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한 김양의 소원은 손흥민의 골, 그리고 왼손 엄지와 검지를 펴서 숫자 7을 그리는 '럭키칠곡 포즈' 세레머니다.
김양은 "제가 사는 칠곡군에는 행운을 준다는 럭키 칠곡 포즈가 유행 중"이라며 "왼손으로 손흥민 선수님의 등번호와 같은 숫자 7을 만드는 자세로 사람들은 행운을 부른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다음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럭키 칠곡 포즈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특히 "친구들도 선수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 같다"면서 "손흥민 선수님, 부탁드려요! 세상 끝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라고 말을 맺었다.
김양은 어릴적 육상선수를 할 만큼 건강했지만, 몸이 갑자기 나빠지더니 급성 백혈병을 진단받았다고 한다.
서울대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으나 비슷한 상황인 아이들이 많은 관계로 항상 입원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김양의 손을 잡고 서울로 오는 아버지는 딸의 통원과 치료비 마련을 위해 매일 일당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양은 "뼈가 녹아내릴 것 같은 항암 치료의 고통은 10대인 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다"고 했다.
어쩌면 손흥민의 세레머니가 이런 김양을 낫게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녀는 "선수님이 골을 넣고 7을 그려주신다면 행운과 용기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쾌거를 이룬 한국 대표팀은 오는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도하의 스타디움 974 브라질과 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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