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스토리] "찾을 때까지 종결은 없다"…실종자 가족의 희망을 위해


남양주 남부경찰서 임양규 경위·이동우 경장 인터뷰
치밀한 자발적 잠적 아니면 지역 실종자 98% 찾아내

남양주남부경찰서 실종수사팀 임양규 경위(오른쪽)와 이동우 경장이 1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남양주남부경찰서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박헌우 인턴기자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왜 이제서야 찾아왔어!"

실종된 아들(40)이 29년 만에 어머니 품에 안겼다. 지체장애를 앓던 아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던 순간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마지막 희망'은 만남으로 이어졌다. 얼싸안고 울던 가족들은 "평생 한을 풀어줬다"며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IMF(구제금융 사태) 당시 돈 벌러 집을 나섰다 실종된 강순심(62) 씨 역시 24년 만에 가족을 만났다. 강 씨는 '사망 처리'된 채 사회와 단절돼 10여 년간 쪽방에서 홀로 지냈다. 생사를 모르는 그의 가족이 경찰에 실종신고했고, 결국 재회할 수 있었다.

실종자 수색에 나선 건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 실종수사팀이다. 이들은 2인 1조 3교대로 헤어진 가족을 찾아다닌다. 임양규 경위는 "관할 인구는 약 50만명이고, 하루 실종 건수만 해도 10건 이상"이라고 말했다.

실종신고 대상은 주로 치매노인, 장애인, 미성년자·성인 가출자다. 실종신고가 접수되면 우선 신고자 면담을 진행한다. 이후 CCTV 동선 확인, 지인 탐문, IP추적 등을 거친다. SNS로 위치를 파악하고, 금융 거래내역을 확인하기도 한다.

실종자의 마지막 위치는 추적의 단서가 된다. 하지만 이른바 '위치값'은 반경 1km가 넘는다. 소방과 경찰의 협력으로 인근을 수색하지만 그마저도 위치를 특정하긴 어렵다. 30년 동안 남양주에 살아온 임 경위는 도내 지리를 꿰뚫고 있지만,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임 경위는 "80세 치매 노인이 가족이 잠깐 집을 비운 사이 가출했는데, CCTV를 뒤져도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없었다"며 "소방, 경찰 특공대를 동원해 수색했는데 못 찾았다. 3일차 되는 날 범위를 더 넓혀 찾던 중 뒷산에 있는 한 계곡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의도적인 가출의 경우 발견하기 쉽지 않다. 특히 미성년자는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유심칩'(가입자 식별 모듈)을 빼고, 연락을 받지 않는다. 같은 팀 이동우 경장은 "CCTV는 한 발 늦을 수밖에 없다"며 "친구를 설득하는 등 종합적인 걸 토대로 실종자가 있을 만한 부분을 빨리 캐치해야 한다"고 했다.

임 경위는 남양주 지역에서 우리가 실종된 사람을 찾는 경우는 거의 98% 이상이라며 스스로 치밀하게 잠적한 것 외엔 거의 다 찾는다. 다른 실종팀도 마찬가지겠지만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박헌우 인턴기자

그래도 임 경위와 이 경장은 대부분의 실종자를 찾아낸다. 이들이 남양주 지역에서 실종된 사람을 찾는 경우는 거의 98% 이상이다. 스스로 치밀하게 잠적한 것 외엔 거의 다 찾는다. 다른 실종팀도 마찬가지겠지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오래 찾은 경우 7년, 10년이 넘기도 한다.

"우리는 종결이라는 게 없다. 찾아야 종결이고 못 찾으면 10년이고 20년 계속 정보를 가지고 찾는다."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또다시 실종 신고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사실 실종이 아니라 가출에 가깝지만 강력범죄로 번질 수 있으니 찾아야 한다. 단순히 술 마시고 연락이 안 돼 신고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다른 쪽 사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실종수사팀만의 고충도 있다. 특히 가출 청소년과 치매노인·지적장애인 실종수사에 대한 제도적 보완에 마음이 쓰인다. 임 경위는 "아이들이 상습적으로 가출하면 우리가 찾아서 인계를 해도 부모가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며 "물론 부모 입장도 이해하지만, 무조건 거부보다 아이들이 왜 나가게 됐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설득해서 따뜻하게 감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경장은 "치매 노인이나 지적 장애인들에 대한 위치 추적이 되면 찾기가 쉬은데, 사실 이런 수단 없이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혹시 실종되더라도 찾기 쉬울 수 있게 시계를 차는 등 제도적 보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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