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사형을 선고받은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에게 공군이 대법원 상고 포기를 회유한 사실이 확인됐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전날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제46차 위원회를 열고 '실미도 부대 공작원의 재판청구권 등 인권침해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실미도 사건 관련 진실규명 결정은 지난 9월 23일 '유해 암매장에 대한 위법성 및 유해 매장지 규명' 이후 두 번째다.
중앙정보부와 공군은 1968년 4월 1일 북한 침투작전을 목표로 실미도 부대를 창설하고, 민간에서 31명의 침투 공작원을 모집했다. 이후 군사훈련 중 7명, 실미도 탈출 과정에서 20명이 사망했다.
살아남은 공작원 4명은 공군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1972년 3월 10일 사형이 집행됐다. 이들 4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되지 않은 채 암매장됐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공작원 4명에게 공군이 대법원 상고 포기를 회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공군 본부사령부 교도소장이 이들에게 월남 파병을 언급하며 상고 포기를 설득한 인물로 특정됐다.
또 당초 실미도 공작원 모집도 법률상 이행될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 민간인을 기망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공군은 '훈련 후 장교임관', '임무 수행 복귀 후 원하는 곳에 배속' 등 조건을 내세웠다.
진실화해위는 "사형 선고받은 공작원 4명이 재판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막고, 이행될 수 없는 조건을 전제로 공작원을 모집한 점에 대해 국방부가 유족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림비를 설치하는 등 명예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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